미국 육상선수 로런 플레시먼이 쓴 회고록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뿌린 대로 거둔다. 노력이 곧 결과다."
로런 플레시먼은 열심히만 노력하면 빨리 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주 체육 시간에 1천600미터를 달렸고, 그때마다 우승했다. 노력한 만큼 보상이 주어졌다. 그녀가 달리기에 빠진 이유였다.
그러나 중학교 졸업을 몇 주 앞두고, 로키라는 남자아이가 처음으로 로런을 앞질렀다. 그것도 압도적인 기록 차이로 말이다. 로런의 노력이나 재능 부족 탓이 아니었다.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남자들이 갑자기 빨라진 것이다.
사춘기가 되면 여성들의 몸은 급변한다. 호르몬 작용으로 운동과 관련 없는 조직이 발달해 체중 변화 폭이 커진다. 이 시기에 운동 능력은 남성들과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신체 능력 저하로 좌절감에 시달리는 여성 청소년들이 많다.
2016년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미국 여학생은 14세가 되면 또래 남학생의 두 배에 달하는 비율로 스포츠를 그만둔다. 17세가 되면 절반 이상이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런과 그의 친구들도 좌절감에 빠지긴 마찬가지였다. 마른 몸이 아니면 빨리 달릴 수 없다는 생각에 섭식 장애의 늪에 빠지는 동료들이 있었다. 어떤 선수는 깡마른 몸으로 엄청난 성과를 내며 잠깐 주목받다가, 건강을 지키지 못해 아무도 모르게 트랙에서 사라졌다.
로런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육상계에 만연한 남성중심적 사고를 내면화해 자신을 채찍질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5000미터 여자 선수'라는 화려한 경력을 쌓는 와중에도 신체 변화에 맞지 않게, 남자 선수처럼 훈련하다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그는 수년간 부침을 반복하면서 스포츠 시스템이 여성을 진정으로 포용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문제가 다음 세대의 어린 선수들에게까지 반복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심 끝에 은퇴를 선언한 그는 여성 육상팀의 코치가 돼 개혁 작업에 착수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장거리 선수 중 한 명이었던 로런 플레시먼이 쓴 회고록 '여자치고 잘 뛰네'는 남성을 위해 만들어진 육상 시스템 속에서 여성이 겪는 불합리함을 풀어낸 책이다. 그는 은퇴 후 여성 육상팀을 맡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가 중요하다는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내민다.
저자에 따르면 여성 운동선수는 일차적으로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지만, 동시에 여성을 교묘하게 배제하고 착취하는 시스템과 싸워야만 한다. 이런 '이중의 허들'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관련 논문을 찾아보고, 자기 경험을 현장에 적용하며 여성 선수들을 한명 한명 육성해 나간다.
그는 수년 간 여성 신체 변화에 맞춰서 "여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훈련했으며 비교적 좋은 성과를 냈다. 2021시즌 저자가 가르친 육상 선수 여섯 명 모두 생애 최고 기록을 세웠고, 올림픽 선발전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중요한 건 '마른 몸'으로 이뤄낸 성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훈련 과정에서 몸을 망가뜨리거나, 생식 능력과 골밀도를 위태롭게 하거나, 자해하거나, 달리기를 사랑하지 않게 된 선수가 없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모든 선수가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기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활용하는 법을 배웠으며 월경 주기를 되찾고, 신체를 긍정하는 환경에서 훈련하고,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더 강한 사람이 되어 팀을 떠났다."
글항아리. 이윤정 옮김. 31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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