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물창고 훼손 불가피…정치권, 폐기물 문제해결 나서야"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 도심 인근에 있는 작은 섬 세어도가 소각장 후보지로 검토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2일 성명서를 내고 "세어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생태계 보물창고"라며 "이곳에 소각장이 들어선다면 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가 소각장 후보지로 검토하는 세어도는 도심 인근에 있는 40만㎡ 크기의 작은 섬으로, 생태계와 갯벌이 온전히 보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두루미와 저어새의 서식·번식지이고, 육지에는 굴피나무, 소나무, 야생화 군락지도 형성돼 있다.
환경단체들은 "세어도에 소각장이 들어서면 쓰레기 수송을 위해 다리를 건설하고 도로를 확장하면서 육상과 갯벌 생태계가 훼손될 것"이라며 "소각시설 운영으로 빛·소음·교통량이 증가하면 두루미의 서식 환경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인구 20여명이 거주하는 세어도를 소각장 입지로 고려하는 것은 그동안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해 강조한 '발생지 처리' 원칙과도 전면 배치된다"며 "인구가 적은 지역에 부담이 집중되는 환경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의 정치인들은 폐기물 문제를 두고 '우리 지역은 안 된다'는 태도로 책임을 회피하면서 '님비'(NIMBY)를 부추겨왔다"며 "이제라도 정치권은 책임을 회피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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