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FA 이적→亞쿼 실종' 이 기회 놓치면 바보다, KIA 살린 천금 3루타…"야구 참 뜻대로 안 되더라"

KIA 타이거즈 김규성.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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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야구가 참 내 뜻대로 안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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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칼을 갈았다. 주전 유격수였던 박찬호가 FA로 풀리면서 이적이 유력했기 때문. 박찬호는 예상대로 두산 베어스와 4년 80억원에 계약하고 팀을 떠났고, 김규성을 비롯해 박민 정현창 등에게는 기회의 문이 열렸다.

KIA는 김규성 박민 정현창의 수비는 이미 주전급이라 평가하지만, 타격에 아직 물음표가 있었다. 풀타임을 안정적으로 버티려면 아시아쿼터 유격수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제리드 데일을 15만 달러(약 2억원)에 영입했다. 박찬호의 빈자리를 노리던 선수들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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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막 2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데일이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실책 9개를 쏟아내며 유격수 불가 판정을 받았고, 마침 타격 페이스까지 떨어져 2군에 갔다. 교체 위기인데, 당장은 마땅한 아시아쿼터 대체 선수가 없어 일단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데일의 콜업 시점과 관련해 "지금은 유격수를 어떻게 쓰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2루수는 (김)선빈이가 계속 나가고 있으니까. 데일은 1루수 또는 2루수로 나서야 하는 상황인데, 1루수는 (박)상준이가 잘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 와도 대타로 있어야 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고, 박상준이 23일 왼쪽 내복사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이탈하자 오선우를 불렀다. 데일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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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KIA에 입단해 벌써 11년차. 김규성은 지금 이 절호의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23일 광주 SSG 랜더스전 대수비로 교체 출전해 4-4로 맞선 8회말 결승타를 장식했다. 1사 2루에서 SSG 베테랑 노경은의 포크볼을 받아쳐 우중월 적시 3루타를 때렸다. 5대4 역전승을 이끈 큰 한 방. 김규성은 3루에 도달한 뒤 크게 포효하며 충분히 기쁨을 누렸다.

김규성은 "타석에 들어갈 때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주문을 걸었다. 초구 변화구를 한번 노렸는데, 한가운데 직구가 들어와 많이 아쉬웠다. 아쉬움을 내려놓고 그냥 직구 타이밍에 치자고 생각을 바꿨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나섰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KIA 타이거즈 김규성.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김규성.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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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성은 올해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과 관련해 "항상 경기 나가면 기회를 안 놓치려고 하고 있는데, 참 야구가 뜻대로 안 되더라. 근데 뜻대로 안 된다고 해서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그렇고, 형들도 그렇고 정말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항상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렇게 또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안 풀릴 때 빨리 안 좋은 감정을 해결하는 게 지금은 중요하다.

김규성은 "내 단점이 실수를 하거나 뭔가 안 되면 그 생각을 되게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까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내가 실수하거나 경기가 안 풀렸을 때 그 생각을 빨리 지우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은 타격으로 빛났지만, 김규성은 장점인 수비를 놓칠 생각이 없다.

김규성은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수비다. 1루수 미트도 같이 들고 다닌다. 수비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방망이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부상만 없이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규성은 최근 귀찮아서 깎지 않은 수염을 한번 둬 볼 생각이다. 3루타의 기운을 이어 가기 위해서다.

그는 "수염은 귀찮아서 면도를 안 하고, 야구를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좋은 기운을 이어 가고자 당장은 면도를 안 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KIA 타이거즈 김규성.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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