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팅 케이지에선 고교생도 홈런 친다"…이용규 코치, 어린 선수들 향해 뼈 때리는 일침 날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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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고등학생이 와서 풀배팅 쳐도 외야는 다 넘깁니다. 프리배팅 때 멀리 치는 건 아무 의미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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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타격 플레잉코치' 선임으로 화제를 모은 키움 히어로즈의 베테랑 이용규(41)가 '뼈 때리는 독설'을 쏟아냈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키움 타선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수준을 넘어, 그동안 쌓인 습관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최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이 코치는 플레잉 코치로서 지도자 수업을 일찍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 "어린 친구들과 얘기할 때 내 야구 철학은 확고하다"며 키움 타선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고쳐야 할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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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는 현재 키움의 젊은 타자들이 투수와의 싸움에서 너무 쉽게 움츠러든다는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1군 무대는 결국 '싸움닭'들이 살아남는 곳인데,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스로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우리 팀이 가장 약한 부분이 헛스윙 이후, 혹은 2S 불리한 카운트에서 상대 투수와 싸우는 힘이 다른 팀에 비해 약하다는 점이다. 안타가 되고 안 되고는 결과론이다. 타이밍을 빼앗기거나 카운트가 몰려도 어떻게든 대처해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줄 알아야 타율이 올라간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경기. 키움 이용규 코치, 서건창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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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가 제시한 해결책은 명확했다. 바로 '직구 중심의 대처법'으로의 회귀다.

"어린 친구들이 카운트가 몰리면 움츠러들어서 변화구를 먼저 생각하곤 하는데, 이 개념을 완전히 바꾸고 싶다. 타격의 베이스는 무조건 직구다. 직구를 베이스로 두고 변화구에 대처해야지, 변화구 노리고 있다가 직구 들어오면 지구상 그 어떤 좋은 타자도 대처할 수 없다. 당장 좋아지진 않겠지만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무조건 인지시켜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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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연습 때 배팅 케이지 안에서 담장을 넘기며 힘을 과시하는 훈련 방식은 실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 코치의 지론이다.

이 코치는 "배팅 케이지에서는 고등학생이 와서 풀배팅 쳐도 외야 다 넘길 수 있다. 그런 연습은 무의미하다"라고 선을 그으며 "배팅 케이지에서는 시합을 위한 내 밸런스를 잡고, 어제와 느낌이 다르면 왜 다른지 빨리 파악하고 수정하는 장이 돼야 한다. 어린 친구들이 아직 그걸 모르니까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계속 주의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 중계 화면에는 이 코치가 공격을 마치고 들어오는 어린 선수들을 붙잡고 진지하게 말하는 장면이 종종 잡힌다. 이에 대해 이 코치는 웃으며 "전혀 무섭게 얘기한 적 없다. 정말 진지했을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BO리그 키움과 SSG 경기. 타격 훈련하는 키움 이용규.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21/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BO리그 키움과 SSG 경기. 타격 훈련하는 키움 이용규.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21/

"주로 시합 때 일어나는 작전이나 판단에 대해 설명해 준다. 예를 들어 번트 사인이 났을 때 너무 스트라이크만 대려고 하다 보면 몸이 움츠러들고 공을 쫓아가게 된다. 차라리 시야를 크게 보고 비슷하면 편하게 대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는 식이다. 자기가 판단해야 할 부분, 베이스 코치를 봐야 할 상황을 계속 주입하고 있다."

특히 주루 플레이에서의 '벤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코치는 "어린 친구들이 벤치나 코칭스태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심한 것 같다"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주루는 90%가 자기 판단이다. 그래야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과감함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 코치는 "지금도 나 스스로 코치보다는 편한 '선배'라고 생각하고 다가간다. 다만 진중하게 이야기할 뿐"이라며 "내 의견을 무조건 설득하기보다는, 리그에서 잘 치는 타자들의 영상을 보며 '내가 설명한 게 저 모습'이라고 인지시키면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내 목표는 우리 팀 어린 선수들의 안 좋은 습관을 최대한 빨리 버리게 만드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 코치의 '직격탄'은 단순한 잔소리가 아닌 꼴찌 탈출을 넘어 중위권 도약을 위한 확실한 예방주사다. '악바리' 이용규의 DNA가 이식되기 시작한 키움 타선의 체질 개선에 시선이 쏠린다.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BO리그 키움과 SSG 경기. 타격 훈련하는 키움 이용규.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21/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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