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금부터는 자기와 싸움에서 이겨야죠."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부동의 1번타자로 맹활약하던 박재현이 최근 계속 주춤하자 한번 휴식을 주기로 했다. 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선발 라인업에서 박재현을 과감히 제외했다.
이 감독은 "(박)재현이가 컨디션이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 것 같다. 오늘(9일) 한화 선발투수가 왕옌청이니까. 하루 선발 라인업에서 빼주려고 한다. 주말에 한번 빼주려고 했는데, 전에 삼성전 성적이 좋아서 혹시 또 잘 쳐서 슬럼프에서 빠져나올까 싶어서 놔뒀다. 오늘 한화전은 빼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재현은 5월까지 KIA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가 부진과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박재현이 주전 좌익수를 꿰차는 파란을 일으켰다.
박재현은 5월까지 50경기에서 타율 3할9리(178타수 55안타) 8홈런, 29타점, OPS 0.839를 기록, 올해 KIA의 히트상품을 예약했다. 도루는 12개를 기록하며 20홈런-20도루 도전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6월 들어 주춤하다. 이 감독은 박재현이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는 만큼 한번은 고비가 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 고비가 지금 찾아왔다. 6월 6경기에서 타율 1할1푼5리(26타수 3안타), 1타점에 그치고 있다. 출루 자체를 자주하지 못하다 보니 도루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부지런히 뛰며 KIA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박재현이 지금은 실종 상태다.
이 감독은 잠깐의 휴식이 박재현에게 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이 감독은 "지금부터다. 지금부터 견제도 많을 것이고, 다른 팀들도 데이터를 다 파악했을 것이기에 지금부터는 자기와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체력의 문제가 더 큰 것 같다. 가운데 들어오는 공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거기에다가 잘 맞은 타구에도 아웃되고, 빗맞은 타구도 안 빠져나가다 보니까. 야구를 하다 보면 잘 맞은 타구가 잡힐 때 (슬럼프에) 더 깊게 빠진다. 지금은 그게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 감독은 "지금은 머릿속이 복잡한 것 같고, 체력적으로도 조금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전에 한번 빼줬어야 했는데"라고 덧붙이며 조금 더 이른 타이밍에 휴식을 주지 못한 벤치의 판단을 자책했다.
박재현이 빠진 자리에는 신인 외야수 김민규가 들어간다.
KIA는 김민규(좌익수)-김선빈(지명타자)-김도영(3루수)-아데를린 로드리게스(1루수)-나성범(우익수)-한준수(포수)-김호령(중견수)-박민(2루수)-정현창(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황동하다.
김민규는 올해 주로 대주자로 출전해 15경기, 타율 4할1푼7리(12타수 5안타), 2타점, OPS 1.08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일 광주 삼성전에 처음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 눈도장을 찍었다.
이 감독은 "(타석에서) 나쁘지 않아 보인다. 우선 공 보는 자세, 출발하는 자세가 좋다. 앞으로 굉장히 좋은 능력을 발휘할 선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퓨처스에서도 능력은 충분한데 체력 소모가 되면 힘들어한다고 진갑용 감독님께서 한번 이야기하셨다. 매 경기 출전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아직은 안 될 것 같고, 좋을 때 쓰고 안 좋을 때는 관리해 주면서 후반에 대주자로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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