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한화 이글스의 '전천후 내야수' 정은원(26)이 마침내 군 복무를 마치고 주황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 1년 6개월간의 군 생활 동안 한층 더 단단해진 멘탈과 명확해진 정체성을 장착한 정은원의 합류로, 한화의 가을야구 전선에 한층 더 강력한 에너지가 더해질 전망이다.
정은원은 군 전역 직후 유튜브 채널 '이글스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감격스러운 복귀 소감과 함께 상무 시절 느꼈던 감정, 그리고 앞으로 팀에서 수행할 역할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정은원의 복귀 시계는 전역 당일부터 급박하게 돌아갔다. 그는 "6월 1일 월요일 오전에 전역 신고를 하고 사진 촬영을 마친 뒤, 당일 저녁에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라며 "아직까지도 실감이 크게 나지 않는다. 나올 때는 그냥 잠깐 휴가를 나가는 느낌이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를 가장 격하게 반겨준 이는 동갑내기 핵심 전력인 노시환과 이원석이었다. 정은원은 "시환이랑 원석이가 제일 반겨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말은 덤덤하게 했지만 2년 만에 마주하는 1군 환경에 전설의 야생마처럼 가슴이 뛴 모양새다. 정은원은 "긴장은 아닌데 긴장 같은 묘한 느낌이 있었다"라며 "이런 1군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게 거의 2년 만이다 보니, 야구장으로 출발해 나오는데 시간이 너무 안 가더라. 당일 아침에도 새벽 6시에 눈이 한번 번쩍 떴다가 다시 잠들었을 정도"라며 설레던 복귀 첫날의 기억을 회상했다.
군 생활은 정은원에게 단순한 공백기가 아닌, 야구 인생을 거대하게 돌아보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상무 시절을 거치며 타석과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객관화했다고 밝혔다.
"군대 안에서 저의 정체성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정은원이라는 선수가 과연 어떤 선수인지',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하고 어떤 것들을 잘해야 하는지', 그리고 '팀에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립하게 됐습니다. 그전에는 그저 '아, 내 야구 잘해야지'라는 막연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팀에 필요한 구체적인 조각이 된 느낌입니다."
정은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한화 타선은 리그 최고 수준의 화력을 갖춘 강팀으로 변모해 있었다. 정은원은 특히 초등학교 시절부터 같은 지역에서 야구를 하며 인연을 맺어온 동갑내기 강백호에 대한 깊은 존경과 신뢰를 보였다.
"백호와는 초등학교 때 학교는 달랐지만 같은 지역에서 시합을 함께 뛰며 자란 사이다. 만나면 야구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는데, 내가 많이 물어보고 백호가 팁을 많이 알려준다"라며 "백호가 팀의 중간 나이대에서 중심을 정말 잘 잡아주고 있고 야구도 워낙 잘해서 어린 친구들뿐만 아니라 나 또한 배울 점이 많다"고 치켜세웠다.
현재 팀 라인업에 대해 "지금 우리 팀은 백호나 시환이, 그리고 (문)현빈이까지 이어지는 정말 너무 좋은 상위타선을 가지고 있다"라며 "내가 1군에서 시합에 나가게 된다면 어떤 자리든 수비를 완벽하게 해내고, 그 대단한 친구들 앞에서 악착같이 출루해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 적재적소에 맞는 팀 플레이를 해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 진출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던 정은원은 솔직한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팀에 대한 애정이 너무 강한 편이라 부러운 마음이 가장 컸다"라며 "작년에 상무가 플레이오프에 가기 전 한화와 연습 경기를 가졌었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부러움이 교차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정은원은 군 생활 동안 자신을 잊지 않고 지탱해 준 이글스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1년 6개월 동안 군대에 있으면서 정말 과분하고 많은 응원을 받았습니다.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즌 중간에 합류한 만큼, 지금 좋은 분위기를 달리고 있는 팀에 완벽하게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작년 가을야구는 부러워만 했지만, 올해는 저도 같이 팀에 확실한 보탬이 되어 팬분들과 함께 반드시 가을야구로 가겠습니다. 기다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