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너무 잘 맞은 타구가 오히려 독이 됐다. SSG 랜더스 4번 타자 김재환이 잠실구장 우측 폴대를 한참 넘어가는 초대형 타구를 날렸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원심을 뒤집지 못하고 원심 파울이 유지되자 아쉬움을 삼켰다.
김재환은 타격 직후 홈런을 확신했다. 하지만 타구가 워낙 높고 멀리 날아간 탓에 오히려 판독이 쉽지 않았다. 우측 폴대 위를 훌쩍 넘어가며 시야에서 사라진 타구는 3분간 이어진 비디오 판독 결과 결국 원심 그대로 파울로 선언됐다.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재환은 LG 선발 임찬규의 2구째 141km 몸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걸린 타구는 맞는 순간 엄청난 속도로 우측 담장을 향해 뻗어 나갔다.
잠실구장은 KBO리그에서도 홈런이 가장 나오기 어려운 구장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김재환의 잘 맞은 타구는 담장을 가볍게 넘긴 것은 물론, 우측 노란 폴대 위를 한참 더 지나갈 정도의 엄청난 비거리였다.
문제는 너무 잘 맞았다는 점이었다. 타구가 폴대 상단을 크게 넘어가며 사라지자 정확한 궤적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결국 비디오 판독에서도 원심을 뒤집을 결정적인 장면을 찾지 못했다. 3분 가까운 판독 끝에 나온 결과는 원심 파울 유지였다.
홈런을 확신했던 김재환은 머리를 감싸 쥔 채 전광판을 바라봤다. 결과가 발표되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타석으로 향했다. 자신의 엄청난 파워가 오히려 홈런 판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이 장면을 함께 지켜보던 LG 1루수 오스틴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비디오 판독 결과를 기다리던 중 김재환과 눈이 마주친 오스틴은 '도대체 얼마나 세게 친 거냐'는 듯 놀란 표정을 지으며 제스처를 취했다. 상대 선수마저 감탄하게 만든 초대형 타구였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2군 조정 기간까지 거쳤던 김재환은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 2할7푼8리에 3홈런. 살아나는 타격감을 보여주듯 첫 타석부터 잠실 담장을 압도하는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너무 잘 맞은 타구 때문에 오히려 가장 아쉬운 파울 홈런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