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이글스의 '대만산 에이스' 왕옌청의 괴물 같은 폭주에 상대 사령탑인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마저 찬사를 보냈다. 오는 9월 아시안게임 5연패를 노리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셈법도 한층 더 복잡해졌다.
왕옌청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중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6구 3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4대1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승리로 KBO리그 도입 첫해 아시아쿼터 선수 최초로 '시즌 10승(4패)' 고지를 밟으며 LG 임찬규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섰다.
5일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된 후 취재진과 만난 삼성 박진만 감독은 전날 왕옌청의 투구를 복기하며 혀를 내둘렀다. 박 감독은 "좌타자 몸쪽 공을 정말 잘 던지더라"며 "요 근래 왼손 타자 몸쪽 코스를 그렇게 정확하고 과감하게 찌르는 투수는 참 오랜만에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몸쪽 제구가 완벽하다 보니 타자들이 스위퍼나 바깥쪽 변화구에 대응하기가 훨씬 어려웠다. 다음 맞대결에서는 제대로 준비하고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일치한다. 투수 전문가 MBC 스포츠플러스 최원호 해설위원은 "왕옌청은 직구와 포크볼이 같은 회전 궤적으로 날아오는데, 스피드 차이가 딱 10km가 난다"며 "타자 입장에서 직구 타이밍에 스윙이 나오다가 10km 느린 포크볼에 헛스윙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
최고 151km 강속구에 좌타자 몸쪽을 찌르는 제구력, 직구와 궤적이 같은 10km 차이의 포크볼까지 갖춘 왕옌청의 존재는 9월 아시안게임 5연패를 노리는 한국 대표팀에 거대한 위협이다. 왕옌청은 대만 국가대표팀의 핵심 좌완 선발 후보로 꼽힌다.
전날 삼성의 국가대표급 타자 김지찬, 이재현 등을 완벽히 요리한 왕옌청은 경기 후 "아시안게임이 다가오지만 그저 KBO 타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며 '한국전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농담에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여유롭게 응수한 바 있다.
KBO 다승 1위로 우뚝 선 대만 청년의 거침없는 성장세에 류지현호의 '왕옌청 경계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