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향해 직접 배트를 휘두르는 듯한 동작으로 타격 시범을 보이는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사령탑이 경기 도중 직접 원포인트 레슨에 나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태형 감독이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에는 선수들의 미세한 폼 변화를 놓치지 않는 매서운 눈썰미가 담겨있었다.
보통 경기 중 타격 지도는 선수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통념이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잘 나가다가 안일해지며 폼을 흩트리는 현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지난 4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그런 장면이 등장했다.
김 감독은 "시합 때 얘기한다고 뭐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감독은 선수들의 가장 좋은 타격 페이스와 폼을 다 알고 있지 않나"라며 "선수들이 안타 몇 개 치고 타격감이 올라오면 꼭 힘을 더 모으려고 동작을 크게 가져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타이밍이 다 안 맞는데, 그 순간에 바로 짚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도 김 감독은 나승엽을 콕 집어 언급했다. 나승엽은 이날 경기에서 1회 1타점 적시타를 치고 3회는 우익수 뜬공을 쳤다. 하지만 4회 헛스윙 삼진아웃을 당했고 6회는 볼넷을 골라냈다. 8회도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김 감독은 "(나)승엽이가 잘 맞히고 컨택이 잘 되다가 몇 개 치더니 팔꿈치가 슬금슬금 올라가더라. 심지어 축이 되는 뒷다리를 들고 있길래 '축이 되는 다리를 그렇게 들고 있는 애는 나 또 처음 봤다'라고 했다"라며 당시 황당했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왜 들고 있냐고 물었더니 '힘을 모으려고 했다'고 하더라. 하지만 힘을 모으려고 동작을 취하는 순간 이미 스윙 타이밍은 늦어지고, 팔꿈치가 올라가면 공을 다 당겨 치게 된다. 그래서 시합 때 '너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안 하던 걸 왜 또 하느냐'라고 즉시 잡아준 것"이라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몸에 힘을 모아둬야 공에 힘이 실린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타격은 모아둔 힘으로 때리는 게 아니라 순간적인 회전력으로 공을 치는 것이다. 쓸데없이 힘을 모으려다 회전 스피드만 죽는다"라고 지적했다.
갈길 바쁜 롯데에게 젊은 핵심 타자들이 안일한 습관에 빠지거나 슬럼프 징후가 보일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 안타 몇 개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폼을 흩트리고 타이밍을 놓치는 타자들의 미세한 안일함을 잡아주는 디테일은 롯데 타선이 후반기 고른 활약을 펼치는 숨은 동력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