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시즌 초 강력한 질책을 듣고 2군으로 내려갔던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이 71일간의 절치부심 끝에 확 달라진 모습으로 복귀해 사령탑의 신뢰를 되찾았다.
이승현은 시즌 초였던 지난 4월 8일 KIA전에서 선발 등판했으나 2⅔이닝 동안 11안타(2홈런) 8볼넷 12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선발로서 왕 대접을 받는 선수가 무책임한 투구를 했다"며 강도 높게 일침을 가한 뒤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이후 잠시 1군에 올라왔다가 4월 28일 재말소되며 무려 71일간 2군에서 긴 재조정 기간을 거쳤다.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1군에 재콜업된 이승현은 완전히 딴사람이 됐다.
복귀 후 7경기 동안 10이닝을 투구하며 9안타 3볼넷 12탈삼진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2.70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실점한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5일 폭염 취소 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의 반전 비결로 '팔 스윙의 짧아진 궤적'을 꼽았다. 박 감독은 "원래 팔을 아래로 길게 뺐다가 올려 던졌는데, 구위나 구속의 갭 차이가 너무 컸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146㎞를 던지다가, 안 좋을 때는 140㎞ 초반도 안 나오곤 했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은 팔 스윙을 짧게 수정하면서 구위도 살아났고 제구의 안정감도 생겼다. 선수 스스로 약점을 느끼고 스타일에 맞게 계속 연구하고 변화를 준 모습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시즌 초의 좌절감을 이겨내고 변화의 노력을 통해 불펜의 핵심 조커로 떠오른 이승현의 활약은 혹서기 삼성 마운드 운용에 큰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박 감독은 "현재 엔트리에서 롱릴리프를 맡아줄 투수가 임기영 하나 뿐이었는데, 기영이와 함께 (좌)승현이가 좌우 밸런스를 맞춰주며 길게 던져주니 불펜진을 운용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며 든든한 마음을 내비쳤다.
냉정한 쓴소리를 약으로 삼아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돌아온 좌완 이승현. 선두 재탈환을 노리는 삼성 불펜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존재로 포지션을 굳혀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