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년 전에는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 딜레마가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7번까지 내려봤지만 큰 효과가 없다.
선두 순위 싸움이 한창인 중요한 시점. 중심 타선의 무게감을 더해줘야 할 거포의 침체를 길어지면서 사령탑 삼성 박진만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디아즈는 지난 시즌 여름을 기점으로 후반기에 더 뜨겁게 타올랐다.
전반기 88경기 0.296의 타율에 29홈런, 88타점을 기록했던 디아즈는 여름 승부를 거쳐 후반기 56경기에서 0.343의 타율과 21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수 대비 후반기에 훨씬 더 강력한 모습으로 전대미문의 '50홈런-150타점'에 팀을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정반대다.
후반기 들어 기복이 심해졌다. 특히 홈런 파괴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후반 15경기 홈런 제로. 결국 4일 대구 한화전에는 중심 타선이 아닌 7번 하위 타선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5일 폭염 취소로 경기가 열리지 않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의 타순 배치와 반등 방안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전날인 4일 한화전에 디아즈 7번 배치에 대해 어제 5번, 6번 타자들의 컨디션과 연결 흐름이 좋지 않았다"며 고민이 커졌음을 암시했다. 이어 "디아즈를 반등시키기 위해 상대 투수의 성향이나 유형에 따라 타순을 유동적으로 바꿔가며 최대한 살려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메커니즘적으로 "한국 날씨 탓인지 오히려 몸의 스피드가 좀 떨어진 것 같다"고 냉정하게 분석하며 "아무튼 하루 빨리 본인의 모습을 되찾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디아즈가 중심에 있는 거랑 없는 거는 상대팀이 느끼는 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잘 넘겨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거포 외국인 타자가 하위 타선에 배치된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타격 페이스가 정상이 아니라는 방증.
7번 타순으로 내려 중압감을 덜어주려 했으나 기대했던 홈런포는 터지지 않고 있다. 4일 한화전에서 0-4로 뒤진 9회 추격의 적시타를 날리며 0.343의 고득점권 타율을 유지했지만 정작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찬스 상황에서의 해결 능력은 아쉬움을 남겼다.
선두 싸움의 중대한 분수령을 지나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 디아즈의 부진은 뼈아프다.
김지찬이 1번 타자로서 리그 최고 수준의 출루와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이를 불러들여야 할 외국인 중심 타자의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타선의 폭발력이 반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 투수 성향에 맞춰 최대한 디아즈를 살리겠다"고 밝힌 박진만 감독.
사령탑의 고심 어린 타순 조정 속에서 디아즈의 빠른 반등 없이는 1위 KT 위즈 추격이 쉽지 만은 않다. 오는 15일까지 교체하기에는 슈퍼시즌이었던 지난해 파괴적이던 퍼포먼스가 발목을 잡는다.
해법은 스스로 지난해 같은 클러치 홈런포와 함께 완벽하게 부활하는 것 뿐이다. 이대로 미지근한 활약이 끝까지 이어진다면 내년 시즌 삼성과의 동행 조차 장담할 수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