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사상 초유의 '이틀간 전 경기 취소'라는 결단을 내린 KBO가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폭염 관련 종합 대책 마련에 나선다.
4일 인천 경기 관중석에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심정지 응급 상황이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 경각심이 극에 달하자, 구단 단장들은 물론 프로야구 선수협회 관계자까지 한자리에 모여 경기 취소 및 지연 개시 기준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 셧다운이 끝나는 7일 금요일 경기 개시 여부를 두고 각 구단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가을의 시작 입추 절기가 무색하게 7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잠실 39도, 수원 38도, 대전·대구 37도, 창원 36도 등 전국이 8월 초 가마솥더위의 피크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실행위에서 기준을 강화할 경우 금요일 경기 역시 대거 취소될 가능성이 큰 상황 속에서 9월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 차출을 앞둔 상위권 팀들의 셈법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가장 속이 타는 팀은 선두 KT 위즈다.
KT는 이번 9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 핵심 소형준을 비롯해 좌완 오원석, 마무리 박영현 등 핵심 투수진이 대거 차출될 예정이다.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선 핵심 전력이 이탈하기 전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두어야 하지만, 잇따른 폭염 취소와 경기 취소 가능성으로 일정 계산이 크게 꼬였다. 경기 수가 밀릴수록 대표팀 차출 이후 얇아진 마운드로 치러야 할 잔여 경기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시기 삼성, LG 등 선두권 팀들과 1,2위를 다툴 결정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
반면, KT를 턱밑까지 추격 중인 2위 삼성 라이온즈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미소를 짓고 있다.
삼성은 최원태의 미세 부상 이탈과 김재윤의 골반 불편함, 불펜진 과부하 및 디아즈의 장타 가뭄 등 전력 재정비가 시급한 시점이었다.
아시안게임 차출 선수도 투수는 배찬승 하나에, 이재현 김지찬 등 야수 2명 뿐. 공백이 절대적인 투수와 달리 대체 가능한 야수진이라 전력 약화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틀간의 강제 휴식에 이어 금요일 경기까지 취소된다면 지친 선수단의 체력을 회복하고 마운드 로테이션을 완벽히 재정비할 소중한 시간을 벌게 된다.
과연 KBO가 이번 실행위를 통해 '솔로몬의 지혜'로 납득할 만한 안전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폭염 취소라는 변수가 장기화 될 수록 각 구단 이해관계는 첨예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