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경기에 나서지 않고 쉬는 선택을 하는 게 가장 편하다."
무릎 부상으로 투구를 잠정 중단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말이다. 왼쪽 무릎 통증으로 지난 달 3일 이후 마운드에 서지 않고 있는 그는 지명 타자 역할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투-타 겸업 '이도류'에 맞춰진 시즌이지만, 마운드 등판을 위해선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타자 역할을 계속하는 게 결국 투수 복귀를 늦추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럼에도 오타니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5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펼쳐진 시카고 컵스전에서 시즌 첫 멀티 홈런을 쏘아 올렸다. 9경기 연속 안타. 이런 오타니의 활약에도 다저스는 컵스에 6대7로 져 시즌 6연패 부진을 이어갔다.
당초 오타니는 이번 컵스 원정길에서 캐치볼로 투구 복귀 프로세스 첫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원정 기간 오타니는 공을 잡지 않았다. 아직 투구를 재개하기에는 무릎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당초 컵스 원정에서 오타니의 캐치볼 가능성을 시사했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향후 일정에 대해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오타니는 컵스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에 나서지 않고 쉬는 선택을 하는 게 가장 편하다. 부상도 하지 않고, 악화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어떤 선수도 100% 상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몸 상태를 잘 만들어 포스트시즌에 (마운드) 복귀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투구 재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미국 현지에선 오타니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종종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는 "현재 팀 상황이 굉장히 여유롭다고 볼 만한 상황은 아니다. 타자의 1명으로 팀에 공헌하고 싶다"며 "리스크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수비를 하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회복 시간이 길어지고 있고 할 수 있는 훈련도 제한적"이라며 "평소처럼은 아니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라고 밝혔다.
다저스 마운드는 오타니가 없어도 탄탄해 보인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태릭 스쿠벌, 저스틴 로블레스키, 에릭 라우어,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버틴 가운데 블레이크 스넬과 타일러 글래스나우까지 복귀한다. 이들을 기반으로 포스트시즌에 선발-불펜 역할을 나누면 완벽한 조합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타니가 마운드로 복귀해 합류한다면 그 파괴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오타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