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사상 초유의 5경기 연속 폭염 취소 사태. 삼성 라이온즈가 두번 웃고 있다.
6일간의 강제 휴식기를 마치고 11일 광주 KIA전을 시작하는 삼성 박진만 감독은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내부적으로 찜통더위 속 신음하던 선수단 전열을 정비할 소중한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외부적으로는 1.5게임 차로 앞선 1위 KT 위즈의 거침 없던 상승세가 살짝 꺾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상 진행했으면 못 뛸 뻔…" 폭염이 가져다준 삼성의 단비 같은 6일 휴식
박진만 감독은 휴식기 동안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른쪽 골반에 불편감을 느껴 정상 컨디션으로 마무리 복귀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마무리 김재윤 뿐 아니라, 팀 내 핵심 전력 다수가 폭염 여파로 심각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었기 때문.
박진만 감독은 "부산 원정 경기 이후 탈이 난 주축 선수가 2, 3명이나 됐다. 우완 이승현, 김지찬, 이재현 등이 어지러움 증세나 장탈로 크게 고생했다. 만약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더위 먹은 주축 선수들이 휘청거렸던 위기 상황에서 맞이한 5경기 폭염 취소는 삼성에 결정적 순간 단비 같은 휴식이 됐다.
거센 상승세 타던 KT의 브레이크, 그리고 9월 '아시안게임 공백'
반면 선두 경쟁자 KT 위즈는 상황적으로 이번 폭염 브레이크가 썩 달갑지 않다.
KT는 폭염 브레이크 직전 9연승 뒤 1패, 그리고 다시 6연승을 달리는 거침없는 상승세로 LG 트윈스와 삼성을 차례로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라 있었다.
로건 앨런, 소형준, 고영표, 오원석에 새로 합류한 외인 데이비스 대니엘(29)까지 완벽한 선발 야구를 구축한 상태였다. 여기에 공수 짜임새 있는 야수진이 연승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하지만 5경기 연속 폭염 취소로 자칫 좋은 흐름에 변화가 올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흔들리던 삼성과 LG 등 선두 경쟁팀들이 전열을 재정비 하고 돌아오는 것도 부담스럽다.
무엇보다 반갑지 않은 건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 차출 문제 때문이다. KT는 핵심 선발 자원인 소형준과 오원석, 그리고 '클로저' 박영현까지 마운드 대체불가 3명이 한꺼번에 국가대표로 차출된다.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시즌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KT로서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최대한 빠르게 정규 경기를 치러둘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폭염 취소로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100경기 삼성 vs 97경기 KT, 잔여 경기 잔혹사가 가를 우승 향방
10일 기준 KT는 10개 구단 중 NC 다이노스 다음으로 적은 97경기를 소화했다.
반면 삼성은 100경기를 치러 KT보다 3경기를 더 소화한 상태. 폭염으로 취소된 경기들이 9월에 재배치되면, KT는 선발 2명과 마무리가 빠진 차포 떼인 투수진으로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들을 치러야 한다.
반면 삼성 역시 리드오프 김지찬과 유격수 이재현, 좌완 불펜 배찬승이 대회에 대표팀에 차출되지만, KT의 마운드 공백에 비하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폭염 휴식으로 전열을 재정비한 삼성과 막판 '아시안게임 공백'이라는 반갑지 않은 변수가 현실화 된 KT.
예상치 못한 5일간의 멈춤이 가져온 파장이 2026시즌 KBO 리그 1위 싸움의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