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젠 타자도 KBO 역수출이 가능한 시대가 된 걸까. 2년전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제러드 영(31)이 최하위로 전락한 뉴욕 메츠의 희망이 되고 있다.
영은 11일(한국시각) 미국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8대5 승리를 이끌었다.
메츠는 올시즌 52승67패(승률 4할3푼7리)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꼴찌에 그치고 있다. 내셔널리그 전체로 따져도 13위다. 그보다 부진한 팀은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9승69패)와 콜로라도 로키스(46승72패) 두 팀 뿐이다. 2할3푼5리에 불과한 팀 타율은 한단계 더 낮은 14위다.
하지만 메츠는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의 3연전을 스윕했고,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상대로 2승1패 위닝을 거뒀다. 이어 이날 애틀랜타와의 1차전마저 승리한 것.
그 중심에 영의 활약이 돋보인다. 영은 같은 기간 타율 3할6푼(25타수 9안타) 6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어느덧 당당히 메츠의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다.
영은 KBO리그에 입단하기 전 시카고 컵스에서 2년(2022~2023) 뛰었지만 22경기 62타석 출전에 그쳤다.
2024년 7월 헨리 라모스의 대체 외인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국 땅을 밟았다. 반시즌도 채 뛰지 않았지만, 38경기 타율 3할2푼6리 10홈런 39타점 OPS 1.080의 우수한 성적을 올려 재계약이 유력했다.
하지만 영은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달하는 두산의 제안을 거절하고 미국으로 돌아갔고, 이후 뉴욕 메츠와 1년 짜리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액수는 115만 달러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마이너 아닌 메이저리그 계약이었다. 당시 메츠는 "한국에서 보여준 활약을 보고 영입했다"라며 '역수출' 사례임을 인증했다.
메츠 입단 첫해인 지난해 출전 기회는 23경기 43타석에 불과했다. 하지만 재계약을 맺은 올시즌 모습은 확실히 다르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 지난 5월말 빅리그에 콜업됐는데, 벌써 72경기 202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2할6푼2리 7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5로 타선의 한 축을 맡고 있다.
특히 7월 한달간 타율 2할8푼8리 OPS 0.780으로 궤도에 오르더니, 8월에는 타율 3할1푼3리 OPS 0.878로 한층 더 발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영은 최근 메츠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한국 문화와 음식을 사랑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강남에 멋진 아파트가 있었다"면서 "두산은 내 집이었다. KBO에서 뛴 경험이 내 재능을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해 눈길을 끌었다.
또 "두산 시절 동료들이 그립다. 우리 부부 모두 강남 생활을 재미있어했다. 한국은 멋진 나라"라며 "두산에서 첫 안타와 첫 홈런 공을 모두 챙겨줬다. 한국말로 (기념 문구도)적혀있다. 내겐 소중한 물건"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나 조쉬 린드블럼(전 밀워키 브루어스)처럼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 좋은 대우를 받으며 복귀한 선수도 있고, 메이저리그 복귀 후 꾸준히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브룩스 레일리(필라델피아 필리스)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에릭 라우어(LA 다저스)처럼 성공적인 역수출 사례도 있다.
다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투수라는 점. 과거 에릭 테임즈(전 밀워키 브루어스)가 있긴 하지만, 타자의 경우 투수에 비해 역수출 성공 사례가 적은 편이다. 영은 빅리그에서 롱런하며 새로운 역수출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