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페덱이 만나자는데?"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은 1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치고 연락 한 통을 받았다. 삼성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김태군에게 만남을 요청한 것. 김태군이 삼성에서 뛸 때부터 친분이 있었던 페덱의 통역이 연락했고, 12일 경기 전 훈련 시간에 잠깐 만나기로 이야기가 됐다.
왜 페덱은 김태군을 만나고 싶었을까. 김태군은 예전부터 매일 메이저리그 경기를 챙겨보고 있는데, 페덱이 2019~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뛸 때부터 팬이었다.
페덱은 2022년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한 이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마이애미 말린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 여러 구단을 떠도는 저니맨이 됐지만,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32경기(선발 119경기)에 등판해 32승43패, 638⅔이닝,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했다.
김태군은 "페덱이 샌디에이고에 있을 때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는데, 삼성에 통역하는 친구가 그 말을 페덱한테 전달했나 보더라. 내가 삼성에 있을 때도 페덱이 좋은 투수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페덱이 나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고 연락이 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페덱은 통역과 함께 약속대로 KIA 더그아웃 쪽으로 왔고, 김태군도 미소를 지으며 마중을 나왔다. 페덱은 자신의 유니폼에 직접 정성스럽게 사인까지 해서 김태군에게 선물을 했다. 유니폼에는 'To: TAEGUN(태군), FROM: The Sheriff(보안관)'라고 적혀 있었다. 보안관은 텍사스 출신인 페덱의 별명이다.
공교롭게도 김태군은 한국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페덱의 가장 까다로운 천적이다. 페덱은 KIA 상대로 2경기에서 12이닝,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는데, 김태군이 3타수 2안타(1홈런) 6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여러모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팬'이기에 페덱은 김태군에게 유니폼까지 선물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군은 "페덱이 플레이오프에 가면 만나지 말자고 하더라"며 웃은 뒤 "나는 (구)자욱이가 주장을 맡고 있을 때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욱이를 많이 도와주라고 했다"며 옛 소속팀을 향한 애정도 함께 표현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