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쉽다.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다. LG 구단에 감사드리고, 우승하길 바란다."
KBO의 '입장 번복' 촌극에 휘말린 오카다 아키타케(울산 웨일즈)가 솔직한 진심을 전했다. 올해 나이 서른셋, 눈앞까지 다가왔던 꿈이 좌절됨에 따라 흔들리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답게 스스로를 가다듬는 모습도 눈에 띈다.
오카다는 13일 자신의 SNS에 '한국과 일본, 모든 팬 여러분께. 울산 웨일즈의 오카다 아키타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심경을 담은 글을 올렸다. SNS 스토리에는 자신의 이적이 불허된 이유가 담긴 기사를 링크해놓기도 했다.
오카다는 "어제부터 보도되고 있는 바와 같이 이번에 제 울산 웨일즈에서 LG 트윈스로의 이적이 최종적으로 승인되지 않았다. 8월 15일을 기한으로 이적이 가능하다고 했던 KBO의 초기 설명이 뒤집어지고, 7월 31일을 기한으로 정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다. 이러한 경위나 결정에 대해서는 아주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제는 계약 당일에 LG 트윈스 1군 마운드에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고 듣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카다는 울산 구단 역사상 1호 이적 선수로서 울산 선수단과 공식적인 작별 인사를 마치고, LG 합류만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에서 다시 울산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이 됐다.
오카다는 "저를 선수로서 높이 평가해주시고 끝까지 분주해주신 LG 프론트 여러분께는 감사할 것 밖에 없다. 2026 시즌 LG 트윈스가 우승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며 특별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지만 다시 울산 웨일즈 멤버로서 퓨처스리그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며 "기회가 된다면 꼭 울산에 응원하러 와 달라.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오카다는 올시즌 울산에서 13경기에 등판, 66이닝을 소화하며 4승3패 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LG 구단은 부진하던 웰스가 급기야 지난 8일 어깨 견갑하근 부상까지 발견되자 빠른 교체 대안을 찾아나섰다. 새로운 외인을 찾더라도 비자 등 발급에 시간이 필요한데, 포스트시즌에 뛰려면 신규 외국인 선수라 하더라도 8월 15일까지 등록이 끝나야 했기 때문.
이 과정에서 KBO에 울산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 가능한지 3차례 문의했고,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받은 뒤 오카다의 영입을 추진했다. LG와 울산이 합의한게 12일, 하지만 두 팀의 공식 발표가 이뤄지기 직전 KBO에서 "규정 해석에 잘못이 있었다. (가을야구 등판 기준)신규 외국인 선수 등록은 8월 15일까지 가능하지만, 오카다의 경우 양팀간의 트레이드인 만큼 7월 31일 이후에는 불가하다"며 이를 불허했다.
KBO가 스스로의 실수를 인정하고,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까지 검토한다지만, 오카다 입장에선 그저 청천벽력일 뿐이다. 오카다는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서 통산 24승을 거둔 투수다. 토미존 수술 이후 부진하면서 육성선수를 거쳐 방출됐고, 이후 사회인야구에서 뛰다 울산 웨일즈에 입단했다.
청운의 꿈을 안고 한국 땅에 왔고, 울산에서 낸 성과를 바탕으로 상위리그의 영입 제안을 받았고, 마침내 이뤄져 1군 무대, 가을야구,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등판까지 꿈꿨던 오카다의 설렘은 이렇게 '규정 해석 실수'라는 KBO의 답변과 함께 허공으로 흩어졌다.
KBO는 지난 4일 폭염에 휘말린 관객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긴급 실행위원회를 소집해 한주간의 경기를 취소하며 폭염 휴식기를 가졌고, 휴식기가 끝난 첫날 허구연 KBO 총재가 직접 현장을 점검하는 등 기민한 대처를 보였다. 하지만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위치에서 가장 기본적인 선수 트레이드-영입 규정을 착각하는 어처구니없는 이번 사고로 인해 야구계의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