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류중일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아들 부부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무단 홈카메라(홈캠) 설치 및 대화 녹음' 사건의 항소심에서 법원이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1-3부(강효원·김태호·박선영 고법판사)는 14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 전 감독 아들의 전 처남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반면, 함께 기소된 전 사돈 B씨에게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가 선고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신혼집에 설치된 홈카메라의 녹음 및 실시간 청취 기능에 대한 '고의성' 여부였다.
지난 4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타인의 대화나 비밀을 녹음하려는 직접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은밀하게 홈카메라를 설치한 정황을 지적하며 유죄를 인정했다.
"피고인은 누나와 피해자(류 전 감독의 아들)가 동거한 장소에 동의 없이 홈카메라를 설치했고, 쉽게 발견되지 않도록 선반 위에 올려두고 상자로 덮어뒀다. 카메라로 대화를 녹음하거나 연동된 휴대전화로 실시간 청취할 수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A씨 측은 범죄 예방 목적이었을 뿐 대화를 녹음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녹화뿐만 아니라 녹음 기능이 있는 기기를 설치해 활성화한 이상 고의를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범죄 예방이 목적이었다 하더라도 녹화만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타인의 대화를 녹음한 행위 자체의 정당성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아들에게 설치를 지시한 혐의를 받은 전 사돈 B씨에 대해서는 홈카메라의 자동 녹음 기능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명확히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이 유지됐다.
이번 사건은 교사였던 류 전 감독의 전 며느리가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불거졌다.
류 전 감독은 작년 12월 전 며느리가 고등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만남을 했지만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했다며 처벌을 촉구하는 글을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파문이 일었다.
반면 류 전 감독의 사돈 측은 딸이 고등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이 전혀 없으며, 류 전 감독 아들 측이 오히려 사건을 빌미로 거액을 달라는 협박성 요구를 해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