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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야구장 가는게 무서웠다" 실책 한번에 무너지던 20세 유격수, 후반기 타율 0.369 불방망이…16살 차이 대선배 '일침'에 정신차렸다 [인터뷰]

인터뷰에 임한 키움 권혁빈. 김영록 기자
인터뷰에 임한 키움 권혁빈. 김영록 기자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경기. 타격하고 있는 키움 권혁빈.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3/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경기. 타격하고 있는 키움 권혁빈.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3/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SSG의 경기. 수비를 펼치는 키움 유격수 권혁빈.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02/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SSG의 경기. 수비를 펼치는 키움 유격수 권혁빈.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0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계속 야구가 안되니까 나도 모르게 위축되고 눈치를 많이 봤다. 매일매일 야구장 가는게 무서울 정도였는데…"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전체 61번)으로 프로에 입문했다. 데뷔 2년차에 선배, 동기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주전 유격수로 우뚝 섰다.

키움 히어로즈 권혁빈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초만 해도 키움의 주전 유격수는 권혁빈의 동기 어준서였다. 같은해 3라운드 전체 21번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내야 유망주다. 어준서가 흔들리자 베테랑 오선진이 그 자리를 메웠다.

키움에는 이들 외에도 이재상, 염승원, 전태현 등 권혁빈보다 상위라운드에 뽑힌 신예 내야수들이 많다. 반면 권혁빈은 올시즌 전만 해도 육성선수로 전환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던 입장이었다.

5월 1군의 부름을 받은 권혁빈은 단숨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전부터 수비는 권혁빈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다만 타격이 워낙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일단 수비로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힘이 있다. 또 후반기부턴 타율도 3할 이상 치고, 타점도 잘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많이 성장했다"며 칭찬했다.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 키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 타격하는 키움 권혁빈.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22/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 키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 타격하는 키움 권혁빈.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22/

권혁빈의 시즌 성적은 타율 2할3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530에 불과하지만, 후반기만 보면 타율 3할6푼9리(65타수 24안타) OPS 0.845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후반기에만 28루타 11타점으로 이미 전반기 기록(25루타 9타점)을 넘어섰다.

고척에서 만난 권혁빈은 "사실 육성전환이 됐을 때 실망이 컸다. 절망했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그래도 겨우내 2군에서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갈고 닦았다. 오윤 감독님, 또 유재신 장영석 코치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돌아봤다.

후반기 타격 상승세에 대해서는 "전반기엔 삼진이 너무 많았다(37삼진 6볼넷). 올스타 휴식기 때 전보다 스윙을 컴팩트하게 하고, 출루를 많이 하기 위한 준비를 타격코치님들과 정말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고 돌아봤다.

"전에는 변화구에 너무 허무하게 속는 일이 많았다. 내가 영상을 봐도 저렇게 스윙해선 안 맞겠구나 싶었다. 원래 타이밍을 최대한 앞으로 당겨놓고 직구를 노리는게 정석이라고 하는데, 그건 1군 무대에서 검증되고 적응한 선수들 이야기고, 나는 변화구에 속지 않는게 우선인 것 같다."

잘한다는 수비 역시 한때 위기를 겪었다. 5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중견수 뜬공을 무리하게 자신이 잡으려다 놓치면서 결과적으로 팀의 연승을 끊는 결과가 나왔다. 6월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1회말 허무한 땅볼 실책을 기록한 뒤 타석에 나서지도 못한 채 2회초 곧바로 문책성 교체를 당하기도 했다.

뜬공 처리에 대한 트라우마는 아직도 조금 남아있다. 권혁빈은 "원래 그런게 없었는데, 잠실 그 타구 이후로는 마음이 불안해지더라"라며 "자신있게 못 간다고 할까? 결국 뜬공 처리는 연습량이라고 생각한다. 고척 경기 있을 때는 경기전에 무조건 뜬공 연습을 하고 시작한다"고 돌아봤다.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SSG의 경기. 3회초 권혁빈이 2루타를 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02/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SSG의 경기. 3회초 권혁빈이 2루타를 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02/

권혁빈은 "그동안은 야구가 너무 안되다보니까 그런게 표정에 많이 드러났다. 야구는 매일매일 경기가 있지 않나. 하루하루 야구장 나가는게 무서웠다"며 당시의 마음 고생을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키움 선배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지금 권혁빈의 피와 살이 됐다. 임병욱 김웅빈 등 선배들이 "네 나이에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격려해준 게 큰 힘이 됐다고. 권혁빈은 "항상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중이다. 체력 관리도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키스톤 콤비로 매경기 호흡을 맞추는 서건창의 한마디를 떠올렸다. 서건창은 1989년생, 2005년생인 권혁빈보다 무려 16살이 많은 대선배다. 최초 200안타와 시즌 MVP 등 커리어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인터뷰에 임한 키움 권혁빈. 김영록 기자
인터뷰에 임한 키움 권혁빈. 김영록 기자

"실책이 나오면 좀 멘털이 무너지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서건창 선배님께서 '웃으면서 해라, 너 자꾸 그러면 나중에 정말 후회한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처음엔 그렇게 하는게 힘들었는데, 전반기 끝나고 마음을 다잡았다. 실책하면, 다음엔 꼭 잡아야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안돼도 해보자 하니까 오히려 야구가 잘되더라. 한걸음이라도 더 움직이고, 한번이라도 더 화이팅 외치는 선수가 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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