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사실 이기려면 1회에 승부가 났어야죠."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의 얼굴에 아쉬움 섞인 허탈한 웃음이 번졌다. 1회 상대 선발의 헤드샷 퇴장이라는 결정적인 악재와 함께 찾아온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짙게 남아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1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 라이온즈전이 우천 취소된 후 전날(15일) 6대11 패배의 아쉬웠던 분수령을 돌아봤다.
15일 삼성전 1회초 한화는 강백호의 선제 적시타에 이어 상대 선발 양창섭의 헤드샷 퇴장과 볼넷 등을 묶어 1사 만루 대량득점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1회 단 1점에 그치며 확실한 기선제압에 실패했고, 오히려 급히 구원 등판한 삼성 좌완 이승현의 호투에 막혀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1회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 감독은 "1회를 생각하면 너무 속상하니까 생각 안 하려고 한다"면서도 "사실 이기려면 거기서 확실하게 승부가 났어야 했다. 우리가 지금 만루에서 야구가 조금 답답하다"고 아쉬움을 살짝 내비쳤다. 이어 "만루 찬스를 잡아놓고 대량 득점으로 연결되어 터져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터지고 있다"면서 "그래도 끝까지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 그 선수들이 해내야 우리가 다시 연승을 달릴 수 있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최근 한화는 앞서갈 수 있는 경기 초반 득점 지원이 적고,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후반에 뒤늦게 추격하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꼭 한 대, 두 대 맞고 난 다음에야 반격을 시작한다"며 "뭐라고 말하기도 참 그렇지만, 그 이전에 경기 초반 빨리 점수를 빼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자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조만간 시원하게 한 번 터질 때가 됐다"고 믿음을 강조했다.
3연패 후 우천 취소로 이틀간 숨 고른 한화는 오는 18일부터 KIA→LG 등 강한 팀들을 상대로 홈 6연전을 치른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페라자 문현빈 강백호 노시환 채은성 허인서로 이어지는 가공할 중심 타선이 위력을 되찾고 있고, 왕옌청 화이트 류현진 등 에이스 트리오가 줄줄이 출격한다. 약점인 불펜진에도 김서현 정우주 젊은피 듀오가 합류한다.
방망이는 분위기를 탄다. 초반 점수를 많이 내야한다는 무의식이 타자들에게 있다. 불펜이 안정되면 초반에도, 만루찬스에도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실컷 점수를 뽑고나면 지켜줘야 더 신바람이 난다. 그래서 뒷문 단속이 중요하다. 정우주 김서현 가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한 이유다.
속된 말로 '선빵'을 맞고만 있을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아니다. 새로운 힘이 가세하는 만큼 투타 조화 속 선전이 기대되는 새로운 한 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