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렇게 싱겁게 가을야구 경쟁 끝나는 건가.
프로 스포츠에 대한 흥미가 높아지는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경쟁 구도다. 팀이든, 개인이든 성적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있어야 팬들의 몰입도가 올라간다.
가장 중요한 건 우승,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다. 한 해 농사의 핵심이다. 우승 경쟁을 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현실상 그게 안 되는 팀들은 가을야구에라도 진출해야 최소한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다.
그래서 때로는 우승보다 마지막 가을야구 막차를 누가 탑승하느냐에 관심이 더 쏠리기도 한다. 매년 치열하다. 지난해에도 NC 다이노스가 정규시즌 막판 기적의 9연승으로 KT 위즈를 제치고 5위가 돼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재작년에는 SSG 랜더스와 KT가 5위 티켓 한 장을 놓고 마지막 타이 브레이커 결정전 승부를 벌였다. 그 경기도 8회 김광현(SSG)이 로하스(KT)에게 극적 역전 홈런을 허용하고 SSG는 눈물을 흘렸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드라마를 보지 못 하게 되는 걸까. 5위와 6위 차이가 너무 크다. 5위 두산 베어스과 6위 한화 이글스 승차가 무려 6경기다. 한화가 3연패에 빠지며 4, 5위 경쟁을 하는 KIA 타이거즈, 두산과의 승차가 더욱 벌어졌다. 두산은 KIA 상대 2연패를 당했어도, 그 직전 2경기에서 연승을 거뒀기에 한화와의 승차에 큰 영향이 없었다.
6경기, 추격 불가능한 차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매우 부담스러운 수치다. 보통 프로야구에서 3경기를 줄이는데 1달이 걸린다고 한다. 맞대결 3연전을 모두 이겨야 3경기를 줄이는데, 스윕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고 전력이나 기세가 압도적이어야 지난해 NC처럼 큰 차이를 줄일 수 있다.
결국은 한화가 힘을 내야 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강팀. 하지만 올해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전체가 꼬이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옆구리를 다쳤다 돌아온 강백호가 정상 컨이션이 되면 타선은 언제든 터질 수 있다.
문제는 마운드다. 야심차게 영입한 짐머맨이 사실상 '폭망' 느낌이다. 여기에 전반기 MVP급 활약을 보여주던 류현진도 최근 4경기 부진하다. 나이, 무더운 날씨로 인한
체력 저하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불펜도 계속해서 마무리가 바뀐다. 지난해와 같이 완벽하게 역할이 정리된 팀들이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법이다.
NC도 한화에 반 경기차 뒤진 7위라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NC의 2년 연속 대반전도 흥미로운 시나리오지만 인기팀 한화가 떨어지지 않는 것도 리그 흥행에 매우 중요하다. 과연 한화가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하는 비운을 맞이할 것인가. 일단 주중 KIA와의 3연전에서 모든 걸 걸어야 한다. 여기서도 밀려 승차를 줄이지 못하면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KIA와 두산은 올러-네일-양현종(KIA), 곽빈-벤자민-최민석(두산) 선발진이 매우 안정적인 팀들이다. 연패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대가 연패를 하지 않으면 추격이 쉽지 않아진다.
한화가 기대할 수 있는 건 2군에 오랜 기간 내려간 김서현, 정우주가 돌아와 극적 반등을 해주는 것인데 그게 실현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작년 마무리 김서현, 신인 정우주의 임팩트가 엄청났기에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었던 한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