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또 무라카미가 결정적 한 방을 터트렸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헐값에 영입한 일본인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폭주하고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100패 이상을 기록하며 만년 꼴찌 이미지를 굳히던 화이트삭스가 무라카미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 지구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경기에서 7대5로 이겼다.
화이트삭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디트로이트와 이번 3연전을 싹쓸이해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화이트삭스는 시즌 성적 65승5패를 기록, 60승64패인 디트로이트와 5.5경기차까지 거리를 벌렸다.
무라카미는 4-4로 맞선 7회초 무사 1루에서 좌중월 투런포를 터트려 결승타를 장식했다. 시즌 28호포이자 디트로이트와 이번 시리즈 2번째 홈런이었다.
무라카미는 이 홈런으로 화이트삭스 구단 역대 신인 홈런 단독 4위에 올랐다. 종전에는 1934년 지크 보누라, 2018년 다니엘 팔카와 함께 27홈런으로 공동 4위였다.
역대 1위는 2014년 호세 아브레유의 36홈런이다. 2위는 1983년 론 키틀 35홈런, 3위는 2019년 엘로이 히메네스의 31홈런이다.
화이트삭스는 17일 현재 정규시즌 123경기를 치러 3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무라카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올 시즌 88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30경기 이상 손해를 보지 않았다면, 이미 구단 역사를 갈아치우고 50홈런 시즌도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였다.
무라카미는 일본을 대표하는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에도 굴욕적인 계약서에 사인해야 했다. 화이트삭스는 2년 3400만 달러(약 480억원)를 안겼다. 무라카미로서도 최선의 계약이었기에 화이트삭스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보통의 아시아 거포들처럼 무라카미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전혀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무라카미는 자신을 폄하했던 이들에게 보란 듯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무라카미는 28호 홈런을 치고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모든 홈런은 치면 다 기쁘다. 이번 홈런도 그중의 하나일 뿐이다. 팀 동료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가 매 경기 이기고 싶어 하고, 팀에 그런 자신감이 넘친다"며 화이트삭스의 지구 우승을 노래했다.
화이트삭스는 2021년 마지막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화이트삭스는 유일하게 5할 승률을 넘긴 팀이다. 나머지 4개 팀이 다 5할 승률 근처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만년 꼴찌 화이트삭스의 반등을 무시해선 안 된다. 무라카미는 화이트삭스의 복덩이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