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현대 야구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토미 존 수술'의 주인공이자 메이저리그(MLB) 통산 288승을 거둔 전설적인 투수 토미 존이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뉴욕 양키스 구단은 17일(현지시각) 토미 존이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인은 최근 방광암 등 지병으로 호스피스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양키스 구단은 성명을 통해 "그의 놀라운 장수 커리어와 수술 후 성과는 전 세계 수많은 선수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며 "선수이자 의학적 선구자로서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기억하고 추모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1963년 데뷔한 토미 존은 31세이던 1974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활약할 당시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당시만 해도 선수 생명이 끝난 것으로 여겨졌으나, 그는 프랭크 조브 박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역사상 최초로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성공 확률이 단 1%에 불과했던 이 수술을 극복해낸 그는 '바이오닉 맨'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마운드에 복귀, 이후 14시즌을 더 뛰며 164승을 추가하는 기적을 썼다. 고인의 이름을 딴 '토미 존 수술'은 현재 쇼헤이 오타니, 게릿 콜, 제이콥 디그롬 등 수많은 정상급 메이저리거는 물론 세계 각국 투수들의 커리어를 구한 현대 야구의 가장 보편적인 수술로 자리 잡았다. KBO리그에서도 정민태, 류현진, 오승환, 임창용, 배영수, 김광현 등 수 많은 투수들이 학창 시절 혹은 프로 데뷔 후 이 수술을 받고 돌아와 특급 활약을 이어갔다.
토미 존은 메이저리그 통산 26시즌 동안 760경기에 출전, 288승 231패, 평균자책점 3.34, 2245탈삼진을 기록했다. 20승을 넘긴 시즌도 세차례였다. 통산 선발 등판 2위(700경기), 다승 7위(288승) 등 좌완 투수 역사의 대기록을 남겼으며, 올스타에 4차례 선정됐다. 명예의 전당 후보에는 헌액 기준인 75% 득표율에 미치지 못했으나, 2013년 조브 박사와 함께 야구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 공로상을 받았다.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인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팔을 구해주고 투구할 수 있게 해준 조브 박사님께 감사하며, 나의 26년 커리어를 함께해 준 팬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작별 인사를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