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올 시즌은 생각 안 한다. 내년 시즌은 모르겠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올해 하주석을 3루수로 쓸 생각은 없다. 당장은 박민과 김규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라 하주석이 주전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 다음 달 김도영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될 때 3루수 공백이 걱정인데, 하주석은 선택지에 없다.
하지만 시점을 내년으로 바꾸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감독은 일찍이 다음 시즌부터 주전 유격수로 김도영을 기용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부동의 주전 유격수였던 박찬호가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했을 때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김도영은 지난해 햄스트링을 3번이나 다친 여파로 올해는 부상 재활 방지와 관리에 전념했다. 유격수 전환까지 시도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1년 유예 기간을 뒀다. 김도영은 시즌을 치르면서 유격수 펑고 훈련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올해가 아닌 내년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하주석이 지난달 23일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하면서 다음 시즌 구상에 변화가 생겼을까. 하주석은 한화 이글스 시절 유격수와 2루수를 주로 맡았지만, 3루수 경험도 있다. 하주석이 트레이드 이적 후 타율 3할4푼2리(38타수 13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빠르게 적응하자 다음 시즌 어떤 포지션을 맡을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다음 시즌 내야 구상의 기준점은 무조건 김도영이다. 김도영이 어느 포지션을 맡느냐에 따라 연쇄 이동이 생긴다. 일단 김도영 본인은 주전 유격수를 맡는 것에 꾸준히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김)도영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주석이가 나이가 있으니까. 유격수보다는 3루수가 움직임이 덜하다. 글러브 핸들링이 좋으면 조금 더 볼 수 있다. 시즌 끝나면 다시 한번 고민해야겠지만, 능력이 된다면 유격수보다는 3루수로 움직임이 확실히 좋을 것이다. 모든 것은 다 실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조만간 박민이 허리 부상을 회복하고 1군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박민은 이 감독이 다음 시즌 주전 3루수 후보로 고려했던 선수 가운데 하나다. 이르면 김도영이 다음 달 자리를 비울 때 3루수 박민부터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일단 올해까지 유격수는 하주석이 맡을 가능성이 생겼다. 김도영이 자리를 지킬 때는 상황에 따라 박민과 하주석이 유격수를 나눠 맡고, 하주석은 2루수를 같이 볼 여지도 생긴다. 현재 2루수 김선빈을 백업할 선수들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
이 감독은 당장 하주석의 유격수 수비에 만족하고 있다. 공수에서 하주석이 힘을 보태면서 KIA는 3위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감독은 "차분하게 수비를 공격적으로 안 하고, 방어적으로 하면 좋은 수비라고 생각한다. 리그에서 중상 이상의 능력은 충분히 있다. 트레이드로 왔을 때 처음 했던 말도 1루에서 세이프가 돼도 되니까 차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정을 찾으면 네가 하던 대로 하면 되니까. 그것만 지켜지면, 어깨도 좋다. 포구가 안정적이기만 하면 중상 이상의 수비 능력은 갖췄다고 본다"며 지금처럼만 힘을 보태주길 기대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