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센트럴리그 타격-출루율 1위에 오른 주축 타자가 2군으로 내려갔다. 2023년 이후 3년 만에 부진을 이유로 1군 등록이 말소됐다. 아라이 다카히로 감독(49)은 "이대로는 유격수로 쓸 수 없다.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해 달라"라고 했다. 아라이 감독은 또 "지금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하루종일 고민했다"라고 덧붙였다. 1군 복귀 기한을 정한 일시적인 재조정이 아니다. 무기한 2군이다. 지난 18일 경기를 앞두고 나온 얘기다.
사령탑이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야구를 대하는 태도까지 질타했다. 히로시마 카프 내야수 고조노 가이토(26)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고조노는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일본대표로 출전했다. 3월 10일 체코와 조별리그전에 6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타율 0.257-95안타-1홈런-23타점, 출루율 0.311. 고조노가 올 시즌 101경기에 출전애 올린 성적이다. 0.309-161안타-3홈런-47타점, 출루율 0.365를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성적이 떨어졌다. 아쉽지만 그래도 팀 내 안타 1위, 타점 5위, 득점 4위(28개)다. 출전 경기, 타석 수도 팀 내 1~2위를 오르내렸다.
타격보다 느슨한 수비가 문제가 됐다. 고조노는 센터라인의 중심인 유격수다. 수비 실수가 팀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수비의 핵심이다. 결정적인 실책이 팀 사기까지 떨어트린다.
고조노는 지난 16일 한신 타이거즈전에서 타구를 더듬고 병살 상화에서 악송구를 했다. 1-6로 뒤진 9회초 벌어진 일이다. 히로시마는 9회초
2실점했다. 아라이 감독은 9회말 선두타자 고조노를 대타로 교체했다. 히로시마는 안방 마쓰다스타디움을 찾은 3만 관중 앞에서 1대8로 졌다.
히로시마는 20일 현재 꼴찌 주니치 드래곤즈에 1경기 앞선 5위다. 막판에 극적인 반등이 없다면 3년 연속 B클래스(6개팀 중 4~6위)에 머물게 된다. 올해가 사령탑으로서 아라이 감독의 사실상 마지막 시즌이다.
고조노는 지난 5월 24일 주니치전 1회 실점으로 이어진 수비 실수를 했다. 이 때도 2회 수비 때 곧바로 교체됐다. 주축선수로서 굴욕적인 일이다.
고노조가 갑자기 2군으로 내려가자 마약류로 분류된 이른바 '좀비 담배(정맥 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혼합한 전자담배)'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올해 초 히로시마 소속 선수가 '좀비 담배' 문제로 경찰에 체포되고 계약이 해지됐다. 히로시마 선수단에 '좀비 담배'를 사용한 선수가 더 있다는 폭로가 나와 파장이 일었다. 히로시마는 구단 치원의 조사 결과 불법에 연루된 선수가 없다고 발표했다. 재판에 넘겨진 선수와 고조노가 함께 찍은 사진이 나돌기도 했다.
고조노는 2019년 1지명으로 히로시마에 입단해 3년차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2024~2025년, 2년 연속 150안타를 넘었다. 3년 연속 100안타를 눈앞에 두고 브레이크가 걸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