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LG 트윈스 고우석(28)이 3년 만에 잠실로 돌아왔다. 하얀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북적이는 취재진 앞에 섰다.
고우석은 3일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복귀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우석은 2023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올해 8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마이너리그로 이관된 뒤 FA 자격을 얻었다. 고우석은 FA를 선언해 친정 LG 품으로 돌아왔다. LG는 2일 고우석과 잔여 시즌 연봉 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LG그룹 회장이자 LG 트윈스 구단주인 구광모 회장이 직접 환영 서신까지 남겼다. 구광모 회장은 구단을 통해 "미국에서 용기있는 도전 인상깊었습다.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LG로 돌아올 수 있어 너무 기쁘다. 남은 경기 수가 적은데 좋은 대우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래서 더 잘해야 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미국 생활은 파란만장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달러(약 60억원)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데뷔도 못한 채 그해 5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다. 마이애미는 2025년 6월 고우석을 방출했다. 고우석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계약해 도전을 이어갔다.
올해 7월 미네소타로 다시 트레이드. 고우석은 미네소타에서 극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4경기 4이닝 4실점 고전했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고우석은 글러브 이물질 오해를 받아 징계까지 당했다. 항소해서 메이저리그 최초로 징계 감경에 성공했다. 고우석은 8월 31일 다시 방출 대기 명단에 오르면서 한국행을 결심했다.
고우석은 "가족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아내가 둘째 출산을 앞뒀다. 첫째도 많이 컸다. 5월부터 구단(LG)에서 돌아왔으면 하는 이야기가 계속 있었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고우석은 단지 '메이저리그 데뷔'를 목표로 공을 던진 게 아니었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를 가야 한다는 목표는 사실 없었다. 냉정하게 봤을 때 내가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시작했는데 이 경쟁을 뚫고 올라갈 가능성은 낮았다. 그래서 올 시즌은 내가 2년 동안 배운 것들을 확인하고자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게 맞는 것인지 정말 내가 좀 확인하고 싶어서 고민하고 미국에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우석은 끝까지 응원해준 아내가 제일 고마웠다. 고우석은 "아내가 제일 고생했다. 무지 많이 고생했는데 데뷔전은 보지도 못했다. 그게 제일 아쉽다"고 털어놨다. 하필 고우석은 아내가 한국행 비행기에 탄 날 메이저리그 콜업 소식을 들었다. 고우석은 "사실 마이너리그에서 집도 없고 차도 없었다. 통역 형이랑 캐리어 하나 더플백 하나만 들고 계속 더블A 트리플A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사실 가족들이 그 상황에 같이
있었더라도 다 같이 (미네소타로)이동을 했어야 했는데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현실적인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데뷔 자체는 좋았지만 내가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 자꾸 이 기회를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 잡고 싶다는 생각에 쫓겼다. 왜냐면 내 스스로 내가 이 무대에서 버틸 수 있는 정도의 선수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차분하게 진단했다.
이제 LG를 위해 뛰는 일만 남았다. 고우석은 "내가 겪은 모든 순간들이 내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남은 경기 승차가 좀 있지만 결코 뒤집을 수 없는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팬들께 보답하는 길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