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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최형우 왜 안 썼냐고?" 격앙된 박진만 감독, "상대는 염경엽 감독"[잠실현장]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박진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04/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박진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04/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그냥 카드가 남아 있다고 무작정 쓰는 건 아닙니다. 저도 머리가 아플 만큼 여러 가지 상황을 계산했습니다."

사령탑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시즌 13차전 맞대결을 앞둔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전날(4일) 경기 9회초 최형우 대타 불발 상황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

삼성은 전날 3-4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무사 1루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끝내 뒤집지 못하고 1점 차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벤치에는 최형우 카드가 남아 있었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삼성 최형우가 최원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04/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삼성 최형우가 최원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04/

선두타자 디아즈가 볼넷으로 출루한 무사 1루. 대타 양우현을 기용해 희생번트를 지시했지만 실패했다. 장면에 대해 박 감독은 "(고)우석이 공을 연속 안타로 공략하는 게 솔직히 쉽지 않다. 실리적으로 볼넷 출루 후 번트로 2루에 보내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고자 했다"며 "양우현이 팀에서 번트를 가장 잘 대는 선수라 맡겼는데 실패로 이어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우석의 구위에 대해서는 "첫 타자를 상대할 때만 해도 '시차 적응 때문에 피곤하구나' 싶었는데, 두 번째 타석부터는 스트라이크존 구석 라인에 정확히 꽂아 넣더라. 보더라인 투구가 이어지니 작전을 성공시키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LG 고우석이 9회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04/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LG 고우석이 9회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04/

2사 2루, 강민호 타석에 최형우를 대타로 기용하지 않은 데 대한 설명을 하면서는 목소리 톤이 살짝 격앙됐다.

박진만 감독은 "최형우는 뒤에서 계속 출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생각 없이 안 낸 게 아니다"라며 당시 긴박했던 벤치의 수싸움을 설명했다. 그는 "만약 내가 상대 염경엽 감독이라면 최형우가 대타로 나오는 순간 고의4구로 1루를 채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형우는 의미 없이 소모되는 카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형우가 1루에 나가면 다음 타자는 박계범이었다. 거기에 대타를 쓰면 남아있는 타자는 김태훈 하나 뿐이었는데, 최근 컨디션을 봤을 때는 태훈보다 민호가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박계범을 뺄 경우 삼성에는 9회말 수비를 소화할 내야수 자원도 없는 상태였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3회 실점 위기의 순간 마운드를 찾은 삼성 박진만 감독이 선발 페덱을 격려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04/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3회 실점 위기의 순간 마운드를 찾은 삼성 박진만 감독이 선발 페덱을 격려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04/

만약 강민호가 볼넷 등으로 출루했을 경우 삼성 벤치는 그제서야 최형우 카드를 꺼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박진만 감독은 "염경엽 감독이 워낙 예리한 분 아닌가. 2루 주자 상황이면 당연히 1루를 채웠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벤치의 순간 선택에는 수많은 변수가 얽혀 있다. 밖에서 미처 모르는 내부 사정까지 변수가 될 수 있다. 상대 감독과의 치열한 머리 싸움 끝에 내린 고심의 결단이었던 셈.

하지만 박진만 감독은 "결국 우리가 작전에 실패한 것"이라며 내 탓으로 결론을 맺었다.

전날의 아쉬움을 뒤로한 삼성은 이날 최형우를 4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복귀시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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