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섰다. 뉴욕 메츠의 속쓰림을 넘어 이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가로막을 유일한 호적수로 성장했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PCA, 시카고 컵스)의 기세가 놀랍다. 어느덧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까지 도루 5개를 남겨두고 있다.
크로우 암스트롱은 8일(한국시각) 미국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 홈런 포함 2안타를 치며 죽지 않은 타격감을 뽐냈다. 1타점 2득점에 도루 2개까지 더했다.
이날 컵스는 3대4로 패했지만, 크로우-암스트롱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6명 밖에 밟지 못했던 금자탑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 위해 한걸음 더 다가섰다.
첫 타석에선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페드로 라미레즈의 솔로포가 터지며 컵스가 1-0으로 앞선 5회초, 크로우-암스트롱은 몸에맞는볼로 1루에 나갔다. 이어 곧바로 2루를 훔쳤다. 올해 34개째 도루였다. 아쉽게 득점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1-1로 맞선 7회초에는 밀워키 투수 애런 애쉬비의 98.3마일(약 158.2㎞) 싱커를 통타해 중전 안타를 쳤다. 전날 시즌 40호 홈런을 쏘아올렸던 그는 또한번 2루 도루에 성공하며 35개째를 기록, 대망의 40-40 클럽에 도루 5개만을 남겨뒀다.
끝이 아니었다. 컵스가 8회말 3실점하며 2-4 역전을 허용한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장한 크로우-암스트롱은 밀워키 마무리 트레버 메길의 99.6마일(약 160.3㎞) 직구를 오른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41호, 9월 들어 3번째 아치다. 8월 한달간 14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던 상승세를 9월에도 이어가는 모양새. 다만 후속타 불발로 역전에는 실패했다.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8푼1리 41홈런 7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3이다.
컵스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가을야구에서도 크로우-암스트롱의 맹활약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적장인 팻 머피 밀워키 감독도 "의심할 여지 없이 올해 최고의 타격을 보여주는 선수다. 여기에 수비와 주루까지 더해지니, 크로우-암스트롱보다 뛰어난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시즌 MVP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크로우-암스트롱이 40-40 고지를 밟을 경우 창단 156년에 빛나는 컵스 구단 역사상 첫 주인공이 된다. 메이저리그 역대로 따져도 호세 칸세코(1988), 배리 본즈(1996),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 알폰소 소리아노(2006),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023), 오타니 쇼헤이(2024) 이후 통산 7번째이며, 이들 중 약물 복용자인 칸세코-본즈-로드리게스를 제외하면 한층 더 찬란하게 빛나는 기록의 보유자가 된다.
더이상의 이도류(투타 병행)가 어려워진데다, 타격마저 개점 휴업 상태인 오타니와는 대조적인 행보다.
오타니는 앞서 아메리칸리그(2021, 2023)와 내셔널리그(2024, 2025)에서 각각 2번씩, 총 4번의 리그 MVP를 수상했다. 4번 모두 투표 결과는 만장일치였다.
리그를 옮기는 와중에도 3년 연속 MVP를 수상했다. 특히 2024년의 경우 이도류 없이 타자로만 출전하며 54홈런 59도루를 기록, 빅리그 역사상 유일무이한 50(홈런)-50(도루) 클럽의 개설자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희대의 도전자를 만났다. 여전히 투수로 8승2패 평균자책점 1.79, 타자로 타율 2할7푼7리 30홈런 79타점 OPS 0.901을 기록중이지만, 이대로라면 4년 연속 MVP 도전은 크로우-암스트롱에 가로막힐 전망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