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파죽의 6연승을 내달리고 있지만 삼성은 마음껏 웃을 수 없다.
'선두' KT 위즈 역시 좀처럼 패하지 않으며 5연승으로 지긋지긋한 3게임 차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3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1회 디아즈의 선제 스리런포와 김영웅의 쐐기 솔로포, 불펜진의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6대4 신승을 거뒀다. 캡틴 구자욱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악재에도 똘똘 뭉쳐 '6연승'을 이어갔다.
하지만 같은 날, 수원에서 들려온 소식은 삼성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KT 선발 고영표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5대0 완봉승을 거두며 5연승을 달렸기 때문.
최근 9경기 8승 1패로 거침없던 롯데조차 고영표의 완봉쇼를 앞세운 1위 팀의 기세 앞에는 큰 힘을 쓰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삼성과 KT의 승차는 여전히 3경기 차. 무승부 수(KT 4무, 삼성 3무)에 따른 승률 차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3.5경기 차'다. KT의 우승 매직넘버는 4로 줄어들었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쫓아간다 '다승 1위' 고영표도 떨게 하는 삼성의 좀비 추격전
하지만 역전 우승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추격자' 삼성의 집요한 추격에 '쫓기는 자' KT 역시 심리적으로 결코 편안하지 않다.
3일 완봉승으로 다승 공동 1위에 등극한 고영표조차 "개인 성적보다 팀 우승이 최우선이다. 매일 삼성의 경기 결과를 확인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우승을 위해서라면 맞대결 시 (다승왕 포기하고) 불펜 대기라도 불사하겠다"고 강한 경계심을 내비쳤다. 쫓기는 자의 압박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 역시 포기는 없다. 박 감독은 "KT가 질 생각이 없는 것 같다"라면서도 "맞대결 3연전(10월 7일, 11일, 12일)을 치르기 전까지 최소 2경기 차이로만 줄여놓는다면 역전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두의 압박감' 맞대결 전 2경기 차 진입 시 '추격자의 이점' 발동
스포츠 심리학에는 '추격자의 이점'이라는 개념이 있다.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불안에 시달리는 1위와 달리, 밑져야 본전이라는, '잃을 게 없는' 추격자는 심리적 부담감이 적다. 결정적인 순간 더 과감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만약 삼성이 맞대결 전까지 승차를 1~2경기 차로 좁혀 놓는다면, 쫓기는 KT 벤치와 선수단에는 중압감이 생기게 된다. 한 번의 미스가 연쇄적인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캡틴' 구자욱의 부상 이탈 속에서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 좀비처럼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삼성.
1위 KT는 패배를 잊은 팀이지만, 끝까지 뒷덜미를 노리는 삼성의 끈질긴 추격전 앞에서는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기회는 반드시 온다. 삼성은 모든 팀이 무서워하는 파괴력이 있는 팀이다.
정규시즌 왕좌를 둘러싼 삼성과 KT의 피 말리는 운명의 맞대결 3경기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