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켈리 효과일까. 드디어 터졌다.
LG 트윈스 오스틴 딘이 아홉수를 털어냈다. 오랜 침묵 끝에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오스틴은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1회 첫 타석에서 선제 투런홈런을 날렸다.
1사 후 박해민으로 안타로 만든 1사 2루에서 KIA 타이거즈 선발 시라카와의 4구째 떨어지는 포크볼을 직구 타이밍에 나가다 기술적으로 앞 타이밍에 정타를 맞혀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비거리 110m짜리 좌월 투런홈런.
지난 9월13일 대구 삼성전 39호 홈런 이후 12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타구가 만원 관중 사이로 사라지는 순간 오스틴은 양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더그아웃 동료들도 제 일 처럼 기뻐한 한방.
오스틴은 시라카와를 상대로 통산 7타수4안타로 강했다. 4안타 중 무려 홈런이 3개였다. 시라카와를 상대로 통산 4번째 홈런을 날리며 '천적' 인증을 했다.
오스틴의 40호 홈런. 본인보다 더 좋아한 인물이 하나 더 있었다.
LG 구단 초청으로 가족과 함께 2년 만에 잠실구장을 찾은 왕년의 에이스 케이시 켈리였다.
잠실구장 마지막 해를 맞아 이날 시구에 나선 켈리는 옛 동료들과 반갑게 해후한 뒤 경기 전 모여 직접 한국말로 "하나 둘 셋" 함성을 유도하며 침체된 팀 분위기에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LG가 가을야구 단골이자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한 원년인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시즌 동안 163경기에서 73승(46패)을 거둔 선수. 실력과 워크에식, 팀워크까지 어느 하나 빠질 게 없었던 진정한 트윈스 에이스였다.
시구 후 관중석에서 경기를 켈리는 오스틴의 타구에 홈런을 예감한듯 양팔을 번쩍 들어올린 뒤 타구가 넘어가자 오른팔을 격하게 흔들며 기뻐했다.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스틴은 켈리의 시구 때 배트를 들고나와 시타를 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지 걱정된다"던 켈리의 멋진 스트라이크에 멋진 스윙을 해준 선수. 켈리 볼에는 스윙을 했지만, '천적'으로서 시라카와의 공은 그냥 넘기지 않았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한방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