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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KBL '미디어센터' 설립한다는데 올바른 방향은?…"AI 접목 미래형 인프라 구축해야" "출범 30주년, 미래 30년" 눈길끄는 제언들

2025~2026시즌 챔피언결정전 당시 경기장 전경. 사진제공=KBL
2025~2026시즌 챔피언결정전 당시 경기장 전경. 사진제공=KBL
코치챌린지 비디오 판독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KBL
코치챌린지 비디오 판독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농구연맹(KBL)이 핵심 프로젝트로 미디어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프로농구 출범 30주년(2027년)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이에 농구계에서는 리그의 숙원사업인 만큼 미래를 위한 디지털 인프라 사업으로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23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KBL은 내년 4월 개관을 목표로 미디어 센터를 건립키로 하고 서울 신사동 KBL 센터 지하에 187㎡ 규모 사무실 공간을 확보한 상태다. 미디어 센터는 방송사 독점 계약 형태에서 한발 나아가 경기 중계 영상 사용권 확보를 통한 수익사업 창출 등을 위해 독립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취지다.

KBL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리플레이센터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영상 자체 제작 시스템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농구계에서는 "KBL의 이런 사업 추진은 환영할 일이다. 대신 늦게 시작하는 만큼 타 종목의 사례를 따라가는 수준에 그칠 게 아니라 더 진화된 형태로 출발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라며 각종 제언이 늘고 있다.

이런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는 KBL이 추진 중인 미디어센터가 경기 영상을 제작·송출하고 보관하는 '영상 보관소' 기능에 그칠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이 스포츠 콘텐츠 제작, 경기 운영, 판정, 팬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디어 센터가 리그의 미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디지털 인프라로 개념을 정립해서 이왕 하는거 제대로 하자는 게 주장의 요지다.

코치챌린지 비디오 판독을 진행중인 경기장. 사진제공=KBL
코치챌린지 비디오 판독을 진행중인 경기장. 사진제공=KBL
2025~2026시즌 챔피언결정전 당시 경기장 전경. 사진제공=KBL
2025~2026시즌 챔피언결정전 당시 경기장 전경. 사진제공=KBL

구단들 의견에 따르면 단순한 경기 영상 저장시설을 넘어 영상과 기록, 트래킹 데이터, AI 판독 기능을 통합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 창출과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미래형 미디어 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타 종목의 선행된 미디어 센터가 구축 당시 기술 환경과 종목 특성이 현재 KBL 리그 환경과는 다른 부분이 많은 만큼 변화한 기술 수준과 농구만의 특성, 데이터 활용 전략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농구계 한 관계자는 "미디어 센터는 한 번 구축 방향이 결정되면 향후 리그의 콘텐츠 제작과 기술 운영 체계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프라다. 기존 사례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되 단순히 유사한 형태를 재현하는 데 그치면 안 될 것이다"면서 "AI·데이터 활용을 통해 축적된 자산을 콘텐츠와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미래형으로 가야 한다. 영상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지능형 콘텐츠 생산기지로서 미디어 센터가 AI 시대 팬들의 니즈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상과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부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기 중에는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공식 기록뿐 아니라 선수와 공의 움직임, 슈팅 위치, 수비 압박, 전술 변화 등 다양한 데이터가 생성된다. 이러한 정보가 경기 영상과 함께 통합 관리되면 AI를 활용해 특정 선수나 상황별 장면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하이라이트와 숏폼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그러면 기존에는 경기 종료 후 사람이 직접 영상을 확인하고 편집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AI가 주요 장면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팬의 관심에 맞는 콘텐츠를 실시간에 가깝게 생산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I 기술의 활용 범위는 콘텐츠 제작을 넘어 경기 운영과 판정 영역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를 비롯한 글로벌 스포츠 리그는 비전 기반의 선수·공 추적 기술을 활용해 판정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라인 판정과 경기 시간, 선수 및 공의 위치처럼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영역은 기술이 지원하고, 심판은 보다 복합적인 상황 판단에 집중하는 방향이다.

2025~2026시즌 만원 관중 체육관 전경. 사진제공=KBL
2025~2026시즌 만원 관중 체육관 전경. 사진제공=KBL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사례가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2026~2027시즌부터 AI 기술을 접목한 판독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관련 사업으로 연결됐는데, 명확한 목표와 개발 방향을 사전에 설정한 결과, AI 판독 기술을 적용하는 기반을 마련한 모범 사례가 될 전망이다.

KBL 역시 AI 판독이 필요한 영역과 단계별 개발 목표를 선제적으로 구체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R&D 예산 확보와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해당 기술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통합 인프라를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리그 전체의 수익 모델 확대도 할 수 있다. 해외 주요 스포츠 리그는 선수의 움직임과 경기 상황을 분석해 기존 기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경기 요소를 새로운 데이터 지표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지표는 중계방송과 리그 공식 플랫폼, 소셜미디어 콘텐츠, 선수 분석 및 팬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된다.

KBL도 미디어 센터를 통해 관련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면 방송사와 포털, 구단, 스폰서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데이터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중계용 실시간 그래픽, 선수 및 전술 분석 서비스, 팬 참여형 콘텐츠, 판타지 스포츠,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자산화하면 새로운 콘텐츠·서비스 생산→리그의 신규 사업권과 수익모델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미디어 센터 구축은 단순한 시설 조성이나 방송 장비 도입 사업이 돼서는 안된다. 향후 30년간 한국 프로농구의 기술과 콘텐츠 혁신을 이끌어 갈 미래를 여는 장기 인프라 프로젝트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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