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월드컵 탈락 위기에서 간신히 한숨 돌렸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31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벌어진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F조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홈경기서 85대72로 승리했다.
4승4패를 기록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3승5패)를 끌어내리며 조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고, 꺼져가던 본선행 불씨도 살렸다.
2라운드에서는 12개국이 2개 조로 나뉘어 1라운드의 성적을 유지한 채 경쟁한다. 1라운드 6경기에 이어 2라운드 6경기(이상 팀별 홈&어웨이)를 치러 각 조 1~3위 팀과 각 조 4위 중 성적이 더 좋은 팀이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벼랑 끝 매치였다. 조 최하위를 기록중이던 한국은 이날 경기마저 패할 경우 예선 탈락을 찜하게 될 처지였다. 내년 3월까지 예정된 남은 4경기에서 최소 3승을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의식이 자극제가 됐을까. 한국은 이정현 안영준 이현중 여준석 이승현을 선발로 내세워 초반부터 빠른 템포로 승부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선제압은 쉽지 않았다. 외곽포와 자유투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상대의 장신 센터 모하메드 알수와일렘(2m8)의 높이가 부담스러웠다. 그나마 한국은 적극적인 가로채기로 스피드를 끌어올린 덕에 1쿼터를 19-16으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
2쿼터 초반 유기상의 3점슛으로 22-16으로 달아난 한국은 비로소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기동력과 활동량이 비결이었다.
한국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협력 플레이로 리바운드에서의
우위를 점했고, 이우석과 이정현이 주도하는 빠른 트랜지션으로 10점 이상 차 리드를 지켜갈 수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알수와일렘에 의존하다가 효과를 얻지 못한 가운데 한국의 압박수비에 파울만 늘려가는 등 스스로 발목을 잡기도 했다.
쿼터 종료 2분12초 전, 35-29까지 추격당했지만 여준석이 점프슛과 자유투로 곧장 카운터펀치를 날리면서 다시 두 자릿수 점수차를 유지했다. 이후 다시 1골을 허용한 한국은 종료 0.8초 전, 짜릿한 전반 마무리를 만끽했다. 안영준이 3점슛 과정에서 파울을 얻었고, 자유투 3개 모두 성공하며 42-31로 인도한 것.
3쿼터에서 한국은 상대에 추격의 틈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에이스 이정현의 절묘한 볼배급과 장재석의 골밑 장악, 여준석의 덩크슛 '원맨쇼'가 맛깔나게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3분여 동안 무득점으로 고전하면서 한국을 한결 여유롭게 만들어줬다.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위기가 닥치기도 했다. 장재석에 이어 이승현이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스몰라인업이 불가피해졌고, 막판 연속 실점으로 64-51로 쿼터를 마쳤다.
4쿼터 들어 한국은 체력 난조를 노출하며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지만 상대가 슈팅 난조, 실책성 플레이에 이어 막판 연속 테크니컬파울로 자멸하는 등 '행운' 덕에 귀중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