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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SA] 트로피 더 촘촘해졌다…K-예능 저변 넓히는 청룡, 왕좌의 주인은 누구?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 남녀예능인상 후보 (윗줄 왼쪽부터) 김원훈, 신동엽, 유재석, 이광수, 주우재. (아랫줄 왼쪽부터) 김숙, 이수지, 이은지, 정이랑, 지예은. 스포츠조선DB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 남녀예능인상 후보 (윗줄 왼쪽부터) 김원훈, 신동엽, 유재석, 이광수, 주우재. (아랫줄 왼쪽부터) 김숙, 이수지, 이은지, 정이랑, 지예은.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한 명'을 가리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청룡은 '더 많은 얼굴'을 향해 팔을 벌린다.

웃음을 만드는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이제 하나의 잣대로 모두를 평가하기엔 예능의 세계가 너무 커졌다. 그만큼 트로피도 더 촘촘해져야 했다.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BSA)는 올해 처음으로 예능인상을 최우수상과 우수상으로 분리해 시상한다. K-예능의 저변을 넓히고 더 많은 예능인의 도전을 조명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변화다. 그 넓어진 청룡의 품 안에, 누가 안길 수 있을까.

김원훈, 신동엽, 유재석, 이광수, 주우재(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김원훈, 신동엽, 유재석, 이광수, 주우재(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예능 거장'들의 진가부터 '치트키'들의 독주까지… 남자 예능인상 후보

대한민국 예능계의 거장과 대체 불가한 존재감의 에이스들이 대격돌을 펼친다. 김원훈('SNL 코리아8'), 신동엽('SNL 코리아8'), 유재석('유재석 캠프'), 이광수('유재석 캠프'), 주우재('도라이버')(가나다 순)가 새로 개편된 남자 예능인상 왕좌를 두고 다툰다.

김원훈. 사진제공=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
김원훈. 사진제공=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

김원훈은 이제 'SNL 코리아'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특히 억울해하면서도 천연덕스러운 표정 하나로, 황당한 상황을 더 웃기게 만드는 능력은 단연 최고다. 아무렇지도 않게 미친 소리를 던지면서도, 남들이 터져나가는 와중에 눈썹 하나 변하지 않고 뻔뻔한 표정을 유지하는 그 특유의 호흡. '스마일 클리닉'의 훈남 원장부터 주식창만 바라보는 김대리까지. 다양한 부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자신의 전매특허 무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아직 청룡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무관의 아이콘'. 올해는 굴욕 표정으로 '대리 수상 소감'이 아닌, '진짜' 뿌듯한 표정으로 수상 소감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신동엽. 사진제공=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
신동엽. 사진제공=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

신동엽과 유재석은 이름 석 자만으로도 한국 예능의 역사이자 중심을 잡는 인물들이다. 각각 제3회, 제2회 BSA 수상자이기도 한 두 거장은 이번 시상식을 통해 '통산 두 번째 수상'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SNL 코리아'가 시즌을 거듭하며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이유. 그 중심에는 늘 신동엽이 있었다. 독한 풍자와 아슬아슬한 수위, 예측 불가능한 애드리브가 난무하는 무대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진행력은 물론, 호스트와 크루들의 장점을 끌어내는 완급 조절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직접 웃기는 사람인 동시에, 다른 사람까지 가장 빛나게 만드는 예능인인 셈이다. 후배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판을 만들고, 가장 적절한 순간 웃음을 폭발시키는 베테랑의 노련함은 시즌8에서도 여전했다. 유행은 수없이 바뀌었지만, '신동엽표 웃음'만큼은 현재진행형이다.

유재석. 사진제공=넷플릭스 '유재석 캠프'
유재석. 사진제공=넷플릭스 '유재석 캠프'

독하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범람하는 예능 속에서도, 결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훔쳐낸 건 '유재석'이라는 브랜드였다. 사실 유재석의 진짜 필살기는 남을 웃기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출연진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도 각자 제 몫을 다하도록 전체를 이끌어가는 '운영 능력'에 있다. '유재석 캠프' 역시 유재석의 이 독보적인 장기가 만개한 무대였다.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는 대규모 캠프 현장에서 비연예인 숙박객들의 텐션을 자유자재로 조율하고, 24시간의 리듬을 편안하게 이끌어냈다. 익숙함에 안주하는 대신 매번 가장 먼저 새로운 플랫폼으로 몸을 던졌던 선구자답게, 그가 지핀 따뜻한 웃음의 모닥불은 청룡의 밤까지 환히 비추고 있다.

이광수. 사진제공=넷플릭스 '유재석 캠프'
이광수. 사진제공=넷플릭스 '유재석 캠프'

이 거장들의 뒤를 맹렬히 추격하는 에이스들의 기세도 무섭다. 이광수는 '유재석 캠프'의 가장 든든한 웃음 엔진이었다. 유재석과의 찰떡 호흡은 물론, 몸을 사리지 않는 몸개그와 예측 불가능한 허당미로 매회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숙박객들의 질서를 책임지는 '군기 반장' 캐릭터까지 더해지며 프로그램의 텐션을 끌어올렸다. 오랜 예능 경험에서 나오는 순발력과 희생 정신은 여전히 독보적이었다. 낯선 숙박객들과도 단숨에 거리를 좁히며, 어색한 공기를 웃음으로 바꾸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 역시 이광수의 몫이었다.

주우재. 사진제공=넷플리스 '도라이버-더 라이벌'
주우재. 사진제공=넷플리스 '도라이버-더 라이벌'

주우재는 '도라이버'에서 누구보다 담백한 화법으로 가장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과장하기보다 현실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엉뚱한 토론 속에서도 자신만의 논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며 프로그램의 결을 완성한 것. OST 메인 보컬로 나서는가 하면, 김치찌개 하나에도 진심인 '소식좌' 캐릭터를 살리고, 연애 토론에서는 상대를 먼저 이해하는 반전 화법으로 묘한 설렘과 웃음을 동시에 안겼다. 무심한 듯 날카로운 촌철살인 멘트로 연신 폭소를 자아내면서도, 가끔씩 드러나는 인간적인 욕망까지 숨기지 않았다. 화려하게 망가지지 않아도 존재감은 충분하다. 이를 증명한 '도라이버' 중심축이었다.

김숙, 이수지, 이은지, 정이랑, 지예은(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김숙, 이수지, 이은지, 정이랑, 지예은(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내공의 베테랑'부터 '트렌드 대세'까지… 여자 예능인상 후보

여자 예능인상 부문 역시 베테랑의 묵직한 내공과 트렌드를 이끄는 대세들의 기세가 맞물린 용호상박의 장이다. 김숙('도라이버'), 이수지('SNL 코리아8'), 이은지('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정이랑('자매다방'), 지예은('유재석 캠프')(가나다순)이 새로 개편된 여자 예능인상 왕좌를 두고 다툰다.

김숙. 사진제공=넷플릭스 '도라이버-더 라이벌'
김숙. 사진제공=넷플릭스 '도라이버-더 라이벌'

'도라이버'에서 왜 자신이 여전히 예능판의 '믿보(믿고 보는)' 언니인지를 다시금 증명했다. 김숙이 제멋대로 폭주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면서도, 특유의 단호하고 화끈한 호통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코믹 세계관을 완성한 것. 특히 절친 주우재와 벌인 '80대 노인 첫사랑' 상황극에서는 "키스해도 되냐"며 과장 하나 없이 능청스러운 콩트 호흡을 맞추더니, 카디건 단추를 풀며 태연하게 던진 애드리브와 제주도 집을 넘기겠다는 즉흥 설정은 그야말로 폭소를 자아냈다. 그 어떤 각본도 김숙의 순발력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수 밖에. 오랜 세월 다져온 뻔뻔함과 진심 사이의 줄타기, 여기에 후배들을 마음껏 뛰놀게 만드는 포용력까지. 오직 김숙만이 보여줄 수 있는 베테랑의 웃음이다.

이수지. 사진제공=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
이수지. 사진제공=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

이수지는 지난해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자예능인상을 거머쥔 데 이어, 올해도 강력한 기세로 2연패를 노린다. 'SNL 코리아8'에서도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말투, 표정, 호흡까지 완벽히 복제하는 관찰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패러디 소화력으로 이번에도 레전드 짤을 대거 양산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더 날카로워지는 캐릭터 소화력이야말로 이수지가 'SNL 코리아'의 부동의 에이스로 불리는 이유다. 시상자로도 나서는 이수지가 이번에도 자신의 이름을 직접 호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은지. 사진제공=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이은지. 사진제공=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이은지는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에서 찰진 입담과 탁월한 공감 능력으로 중심을 잡았다.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는 이들의 '썸 메이커스'이자, 특유의 쾌활함과 세심한 눈썰미로 미묘한 감정을 짚어내는 대체 불가 MC였다. 뼈 있는 조언은 날카롭게 던지면서도 서툰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하게 감싸 안는 진행으로,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이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웃음과 공감 사이의 완급을 자유자재로 조율할 줄 아는 '대세 MC'로 진가를 제대로 입증했다.

정이랑.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자매다방'
정이랑.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자매다방'

정이랑은 '자매다방'으로 뒤늦게, 그러나 가장 뜨겁게 '올해의 대세'가 됐다. 5대째 가업을 이어온 다방이라는 세계관 안에서, 서울 토박이인 정이랑은 경상도 사투리를 "증~말" 찰지게 구사하며, 이수지와 혈육으로 오해받을 만큼 자연스러운 케미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자매다방'은 '랑데뷰 미용실'의 연장선이라는 예상을 기분 좋게 뒤집었다. 톤, 말투, 표정까지 캐릭터마다 완전히 다르게 빚어내는 디테일은 정이랑 스스로를 "노력의 천재"라 부를 만큼 치열하게 다듬어 온 결실이다. 한때 '애국가가 나오기 직전' 편성으로 노출조차 되지 못했던 무명 시절을 지나, 이제는 하이라이트 영상 100만 뷰를 가뿐히 넘기는 '부캐 장인'으로 거듭났다. 늦게 핀 꽃이 가장 오래간다는 걸 증명한 후보다.

지예은. 사진제공=넷플릭스 '유재석 캠프'
지예은. 사진제공=넷플릭스 '유재석 캠프'

지예은은 '유재석 캠프'에서 대체 불가능한 신스틸러이자 독보적인 '막내 실세' 캐릭터로 폭발적인 존재감을 발산했다. 특유의 억울한 듯 사랑스러운 음색과 앙탈, 톡톡 튀는 MZ 화법은 유재석, 이광수 등 내로라하는 베테랑 예능인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거침없이 버럭 하다가도 금세 귀여운 막내로 돌아오는 날것의 텐션과 이광수와의 '티격태격' 현실 남매 케미는 매회 최고의 관전 포인트였다. 계산되지 않은 솔직함과 독보적인 캐릭터 플레이의 지예은. 이번에도 지예은 기세에는 '자중'이 없다.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는 7월 31일 오후 8시 30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되며, KBS2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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