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미국 그래미 어워즈(이하 그래미)의 치졸한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31일 기준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공연 영상이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그래미 측이 2021년과 2022년 시상식의 퍼포먼스 영상을 일괄 삭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보이콧을 선언한지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인 만큼 보복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다. 브랜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업계 관계자로 알려진 지나 코다는 30일 자신의 계정을 통해 그래미의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 신설에 대한 입장문을 게재했다.
그는 자신이 해당 부문을 신설하도록 강력 주장한 사람 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이 카테고리를 만든 의도는 아카데미 최고 수준의 예우를 하려는 것이었다. 더 많은 발언권과 힘을 주기 위한 더 큰 방향의 첫 걸음으로 의도된 것이었는데, 가장 큰 아시아 아티스트 중 한 명에 의해 우리는 무너졌다. 화제성을 노린 행동을 하기보다 실제 취지가 뭔지 이해하기 위한, 더 의미있는 물밑 대화가 있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다. 우리가 정말 하나로 뭉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설된 부문이고 첫 시행이라 완벽할 수는 없다. 방탄소년단은 항상 다른 팝 카테고리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이 부문은) 더 많은 조명이 필요한 아티스트들을 위한 것이었고, 대표성을 확보하는 게 진짜 사명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래미는 6월 아시아 팝 전용 부문을 신설, K팝 J팝 C팝 등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있게 사용한 작품들만 따로 모아 수상자를 가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신설 부문 발표 시점이 그래미 출품 마감을 불과 두 달 앞둔 때였고, 마침 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아리랑' 타이틀곡 '스윔'은 가사 전체가 영어로 된 곡이었던 만큼 방탄소년단의 수상을 막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방탄소년단은 29일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자 하비 메이슨 주니어 그래미 CEO는 30일 "방탄소년단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펐다. 아시안팝 부문은 아시아에서 나오고 있는 팝 예술의 깊이와 다양성, 탁월성을 가리기 위해 신설됐다. 중요한 아티스트들을 특별히 조명하기 위한 것일 뿐 구분 지으려는 것이 아니다. 장르 카테고리에 음악을 출품한다고 해서 본상 부문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다. 아티스트는 얼마든 두 부문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탄소년단 없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2월 7일 열린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