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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증조부 '친일파' 맞다"…친일인명사전 집필자가 직접 밝혔다

"하영 증조부 '친일파' 맞다"…친일인명사전 집필자가 직접 밝혔다

[스포츠조선 김준석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일인명사전 집필에 참여한 전문가가 "친일파라고 할 수 있다"고 직접 밝혔다.

다만 친일인명사전에는 친일 행위의 적극성과 지속성 등을 따지는 엄격한 기준 때문에 등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처장은 13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과의 인터뷰에서 하영의 증조부인 의사 안상호(1872~1927)의 친일 행적과 친일인명사전 미등재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방 사무처장은 친일인명사전에 안상호가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친일인명사전이 개인 집필자의 주관이 들어가는 평전과 달리 객관적인 사실과 1차 사료를 바탕으로 작성된다며 "지금 알려져 있는 친일 행적 이외에도 저희가 여러 친일 행적 사실을 밝혀냈지만 저희 기준에 의해서 약간 미달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친일인명사전 등재 기준은 분야별로 다르며, 친일 행위의 적극성과 지속·반복성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도 설명했다.

방 사무처장은 "이 사람의 친일 행위가 적극적이었느냐, 쉽게 말하면 하나를 하라고 했는데 친일을 두 개를 했느냐, 또는 지속·반복적이냐" 등을 살펴본다며 안상호의 경우 해당 기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안상호의 친일 행적은 여전히 팩트로 저희가 확인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영 증조부 '친일파' 맞다"…친일인명사전 집필자가 직접 밝혔다

특히 기존에 알려진 대정실업친목회 활동 외에도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190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방 사무처장은 "이분의 최초 친일 행적은 뭐냐 하면 1909년에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경성에서도 일제가 이토 히로부미 추모대회를 연다"며 "그때 추모준비위원회에 안상호의 이름이 올라간다"고 밝혔다.

또 안상호가 경성부협의회 의원을 지냈다고 설명했다. 방 사무처장은 이를 현재의 서울시의원에 비유하면서도 당시 경성부협의회가 현재 지방의회와 같은 권한을 가진 조직은 아니었으며 총독에게 자문하는 정도의 기구였다고 부연했다.

안상호가 이름을 올린 동민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방 사무처장은 동민회의 주요 목적을 반일·항일운동 방해와 내선융화로 설명하며 이를 안상호의 주요 친일 행적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는 "다른 그 당시에 활동했던 친일 반민족 행위자에 비해서 조금 적극성이 떨어지고 조금 반복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수록 기준에는 맞지 않아 등재는 안 했다"면서도 "여전히 친일 행적의 팩트는 저희가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진행자가 "친일 행적은 있고 친일에 가까운 행동들을 했지만 친일파는 아니다, 이렇게 규정하느냐"고 묻자 방 사무처장은 보다 명확한 답을 내놨다.

"친일파라고 할 수 있죠. 친일파라고 할 수 있지만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될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즉 친일인명사전 미등재가 친일 행적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며, 역사적 책임을 묻기 위한 사전의 엄격한 등재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방 사무처장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이 4389명인 점을 언급하며 일제강점기 한반도에 살았던 조선인 약 2500만 명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친일인명사전이 단순히 당시 특정 직책이나 역할을 맡았던 사람을 모두 싣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책임을 물을 대상을 엄격하게 선정했다는 취지다.

하영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방 사무처장은 하영 개인에게만 비판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하영의 행동과 태도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성찰하고 지속적으로 보고 있는가, 우리 스스로 반성해 봐야 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하영을 향한 조언도 남겼다.

과거 자신의 조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데 억울함을 나타냈다가 이후 민족문제연구소를 찾아 함께 행적을 연구하고 조상의 과거를 반성해온 한 여배우의 사례를 언급한 방 사무처장은 연예인에게는 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영 씨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성숙한 훌륭한 배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하영은 방송 등을 통해 자신의 집안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했으나 이후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관련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던 소속사 측은 추가 확인을 거쳐 입장을 정정했다.

하영 역시 지난 12일 직접 사과문을 내고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증조부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온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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