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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촬영' 하영→·'600억 대작' 김수현…'배우 리스크'에 휘청 "검증 불가 딜레마"

'90% 촬영' 하영→·'600억 대작' 김수현…'배우 리스크'에 휘청 "검증 불가 딜레마"

[스포츠조선 김준석 기자] 주연 배우를 둘러싼 예상치 못한 논란에 촬영이 막바지에 접어들거나 이미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의 일정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에 휩싸인 하영부터 고(故) 김새론 관련 의혹으로 600억원대 대작의 공개가 보류됐다가 이후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수현까지, 콘텐츠 업계가 또다시 '배우 리스크'와 마주했다.

당장 관심이 쏠리는 작품은 하영과 이제훈이 주연을 맡은 SBS 새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다.

2027년 방영 예정인 '승산 있습니다'는 전직 변호사이자 현직 사무장인 권백이 이끄는 법률사무소가 승산 없는 싸움을 뒤집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제훈이 권백 역을, 하영이 신참 변호사 여심희 역을 맡았다.

문제는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 이미 작품 촬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작품은 약 90%가량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SBS 측 역시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이 진행된 상태"라며 "사안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촬영 자체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예정됐던 촬영이 변동 없이 진행됐으며 하영 역시 현장에 참석해 자신의 분량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은 오는 9월까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촬영을 진행한 상황에서 주연 배우를 둘러싼 예상치 못한 논란이 발생한 만큼 제작진으로서는 향후 여론의 추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단계에서 주연 배우를 교체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논란의 시작점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이었다.

하영은 작품 홍보 과정에서 자신의 집안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증조부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당초 소속사는 관련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기록을 추가로 확인한 뒤 입장을 정정했다.

하영 역시 지난 12일 직접 사과문을 내고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증조부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왔던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작품 홍보 일정에는 후폭풍이 이어졌다.

하영과 정해인이 함께 출연했던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됐고, 예정됐던 '이런 엿같은 사랑' 관련 인터뷰도 취소됐다.

일부 자체 홍보 콘텐츠 역시 공개가 불발되는 등 논란의 여파가 작품 홍보 전반으로 번졌다.

이미 상당한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 주연 배우를 둘러싼 논란으로 영향을 받은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수현 주연의 디즈니+ 시리즈 '넉오프'다.

'넉오프'는 약 6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과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논란이 확산하면서 당초 예정됐던 작품 공개가 보류됐다.

이후 상황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경찰은 지난달 김수현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김수현 측은 그동안 고 김새론과 교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교제 시점은 고인이 성인이 된 이후라며 미성년자 교제 의혹을 부인해왔다.

결국 수사에서 관련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김수현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한 차례 공개가 보류된 '넉오프'의 향후 공개 일정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김수현의 사례는 이른바 '배우 리스크'가 반드시 배우의 실제 귀책사유가 확인된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의혹이 최종적으로 사실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논란이 크게 확산되는 과정에서 이미 작품의 제작과 공개, 홍보 일정에는 현실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영과 김수현의 사례 역시 성격과 당사자의 책임 여부가 분명히 다르다.

하영은 본인의 범법 행위가 아닌 증조부의 과거 행적에서 논란이 시작됐고, 김수현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으로 작품 공개가 보류됐지만 이후 경찰 수사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두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작품 제작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 예상하지 못했던 배우 관련 논란이 발생하면서 함께 출연한 배우와 제작진, 제작사와 플랫폼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제작 현장에서는 이 같은 위험을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캐스팅 단계에서 최대한 검증 절차를 밟더라도 배우의 사생활이나 집안 이력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으며,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의 경우 배우 교체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반대로 배우 개인을 둘러싼 논란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함께 만든 작품 전체의 공개를 막는 풍토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사실관계나 당사자의 책임 여부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은 의혹이라면 작품 공개와 배우 개인의 문제를 어느 정도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논란의 성격과 이후 결과는 서로 다르지만, 배우를 둘러싼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작품의 제작·홍보·공개 일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현실이 콘텐츠 업계의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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