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영화 '경주기행'이 비극과 희극을 오가는 가족 복수극으로 올여름 극장가의 대미를 장식한다.
영화 '경주기행' 언론·배급 시사회가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 변요한과 김미조 감독이 참석했다.
26일 개봉하는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으로, 데뷔작 '갈매기'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미조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김 감독은 연출 과정에 대해 "평소에 장르 영화에 관심이 많고, '매드맥스' 같은 영화를 찍고 싶었다. 얼마 전엔 '오디세이'를 보고 '오디세이' 같은 영화를 찍고 싶었다"며 "'경주기행'을 통해 희극과 비극이 교차되는 가족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영화에서 카체이싱과 액션신은 무술 감독님이 프로페셔널하게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막내 경주를 잃고 오직 복수만 바라온 엄마 옥실로 분했다. 그는 "감독님과 작품에 대해 긴 이야기를 했다. 딸 네 명을 둔 단란한 가족인데, 사고를 당한 뒤 이 가족이 어떤 식으로 붕괴되었을까 싶었다. 또 옥실에게 남편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점도 큰 것 같다"며 "옥실은 아마 가족이 붕괴됐을 때부터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을 거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건, 오로지 복수 밖에 없었을 거다. 막내딸과 남편에 대한 지독한 사랑을 몸으로 표현하는 엄마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공효진은 엄마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딸 첫째 장주를 연기했다. 그는 "사실 대본에서 가장 탐났던 역할은 엄마였고, 그다음이 동주였다. 제가 연기한 장주는 협조적이어야 하는 서포터의 형태가 강했다"며 "딸들 중 어찌 보면 장주가 가장 정상적인 캐릭터인 것 같았고, 가족이 모두 안전할 수 있게 중심을 잘 잡아주면 좋겠다고 상상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제가 중심을 잘 잡았단 생각이 들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장주는 엄마의 그림자이자, 오른팔과 같은 존재다. 자세히 보면 아시겠지만, 목욕탕에서 엄마를 따라 푸르스름한 눈썹 타투를 했다. 그만큼 특징들을 깨알같이 잘 넣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박소담은 완벽한 알리바이를 위해 가족을 진두지휘하는 전략가 둘째 영주 역을 맡았다. '기생충'(2019)에 이어 '경주기행'에서도 둘째를 연기한 그는 "(최)우식 오빠와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얼굴이 많이 닮지 않았나. 오빠는 평소에 말을 되게 잘하다가도, 이런 공식 자리만 오면 마무리가 안 되어서 제가 마무리를 하는 편이다(웃음). 반면 효진 언니는 리더십이 있는 첫째"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를 통해 '국민 둘째'가 되어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연은 프로레슬러 출신 셋째 딸 동주로 변신했다. 그는 "연출팀에 실제 프로레슬링 팬 분이 계셨다. '퍼플 마그마'도 여러 가지 이름 중에서 투표를 통해 탄생한 이름이다. 영화에 나온 사진도 프로레슬링 연습장에 가서 보라색 옷을 입고 퍼포먼스를 하며 찍었다"고 비화를 밝혔다.
이어 액션 준비 과정에 대해 "액션 스쿨을 무수히 많이 다녔다"며 "맨몸 액션은 실제로 촬영할 때 아프지만 그래도 참는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고, 최대한 보호대를 착용하고 찍는다. 실제로 촬영할 땐 아프지만, 그만큼 카타르시스가 나오는 것 같다. 막상 촬영할 땐 아픈지도 모르다가, 집 가서 샤워할 때는 아프더라. 그만큼 캐릭터에 몰입해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변요한은 가족이 8년을 기다린 그놈 백상현을 연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작품에 노개런티로 참여한 그는 "박선혜 대표와 첫 상업영화 데뷔할 때 함께했다. 그 인연도 있지만, 좋은 각본과 좋은 배우들과 함께해서 참여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이정은 선배는 네 작품째 함께했는데, 매번 뵐 때마다 배우고 영감을 받았다. 공효진 선배는 워낙 팬이었다. 박소담 씨는 학교 동문인데, 학교 다닐 때부터 야무지게 연기를 잘해서 얼마나 성장했을지 궁금했다. 이연 씨는 타고난 배우인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제가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극 중에서 파격 비주얼 변신으로 놀라움을 안긴 변요한은 "제가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가 좀 그런데, 감독님이 '변요한의 잘생김을 다 버렸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김 감독은 "처음 리딩 때 뵀을 때 잘생기셔서 깜짝 놀랐다. 선배한테 조금이라도 (잘생김을) 덜 수 없는 방법을 여쭤봤다"며 "선배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주셔서 감사했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기존의 복수극을 보면서 궁금했던 게 있다. 사람이 복수하려고 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그 마음을 먹기까지의 과정이 과연 쉬울까 싶었다. 저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도 어려웠다"며 "복수를 위해 함께 떠난 가족이 그 상실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