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뜨거운 부성애와 가족애로 뭉친 묵직한 가족 누아르가 극장가 문을 두드렸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누아르 영화 '비광'(이지원 감독, 에이스팩토리·지오필름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최고의 야구 선수였지만 지금은 딸을 지키기 위해 나선 아빠 중구 역의 류승룡, 화려한 톱스타였지만 한순간 추락해 생계형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남미 역의 하지원, 친구의 죽음 이후 용의자로 지목되며 벼랑 끝에 내몰린 아이 동주 역의 김시아, 그리고 이지원 감독이 참석했다.
'비광'은 톱스타 부부가 갑자기 나타난 남편의 딸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딸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홀로는 완전하지 않지만 함께일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해내는 화투패 비광에서 착안한 영화로 2018년 개봉한 데뷔작 '미쓰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지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여기에 '비광'은 류승룡과 하지원이 첫 부부 캐릭터로 호흡을 맞췄고 '미쓰백'을 통해 '대세' 아역으로 떠오른 김시아가 다시 한번 이지원 감독과 합을 맞춰 뜨거운 가족 연대기를 완성했다.
이날 이지원 감독은 "언젠가 가족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배우들의 피땀눈물과 질감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개봉이 늦어지면서 감독의 사리사욕을 줄이면서 감정선 위주로 편집을 많이 진행했다. 음악도 수십번 고치면서 감정선을 최대한 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결핍이 많다. 피도 라틴계 느낌인 것 같기도 하다. 말도 툭툭하고 거친 사람이지만 상대에게 표현하고자 하는 개인의 특성이 드런서 이런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류승룡은 뜨거운 부성애에 연기에 "딸로 인해 엄청난 파경을 맞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원동력이 됐던 것은 딸의 작은 등이었다. 작은 딸이 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떨쳐낼 수 없는 부성애가 있다. 그런 부분이 다짐이 되고 위기가 왔을 때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촬영 중 고충에 대해 "깍두기 국물을 얼굴에 붓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첫 촬영 때 깍두기 하나가 머리 위에 서서 NG가 났다. 깍두기 국물이 눈에 들어가 정말 맵기도 했다. 눈을 뜨고 연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마치 물파스가 눈에 들어간 것처럼 너무 매웠다. 내가 너무 힘들어 해서 이지원 감독이 OK를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될 것 같아 재촬영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화려한 의상에 대해서도 "다시 영화를 보니 저 컬렉션을 구하고 싶다. 이지원 감독의 디렉션으로 만들어진 의상이엇다. '비광'은 2D지만 4D같은 질감이 느껴지고 눅눅한 습기가 느껴지는 영화다. 엔딩에는 제습기 신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그런 쾌쾌함과 습도를 다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김시아는 "영화 후반부 아빠와 마주쳤던 신이 인상 깊었다. 류승룡 삼촌 얼굴만 봐도 감정이 너무 올라와서 일부러 감정을 누르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원은 "굉장히 덥고 습한 상황에 굼벵이와 개구리 먹방을 찍어야 했다. 열심히 찍었는데 편집이 조금 된 것 같다. 내가 봐도 낯선 내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고 웃었다.
배우 역할을 맡은 하지원은 "내가 그동안 배우로서 살아온 시간에 대해 회고를 하게 됐다. 바쁘게 지내면서 챙기지 못한 가족들을 많이 떠올리게 됐다. 그동안 살아왔던 나에 대한 거시적 개념으로 바라봤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감정을 느꼈다. 다양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며 "남미는 내 원래 성격보다 거칠고 욕도 많이 한다. 톱스타에 있을 때와 추락했을 때 갭이 정말 큰 캐릭터다. 이 감정을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장에서는 더 많은 것을 내려놨다. 현장에서는 설레이고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다. 남미를 연기하면서 가슴도 많이 아팠고 많이 힘들었다. 여배우로 사는 게 쉽지 않은데, '비광'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나 또한 그런 어려움을 많이 느꼈던 작품이 됐다"고 곱씹었다.
차진 욕 연기에 대해서도 "주변에 욕을 잘하는 분이 없어서 이지원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집에 같이 사는 엄마가 놀랄까봐 내 방 테라스에 나가서 욕 대사를 연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지원 감독이 내 욕 연기를 만족하지 않더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듣던 이지원 감독은 "사람이 너무 착하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욕 연기가 어색하더라. 그래서 후시 녹음 때 내가 따로 욕을 녹음해 하지원 목소리로 변조해 입히기도 했다. 애환이 조금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쓰백' 이후 이지원 감독과 재회한 김시아는 "'미쓰백' 이후 나를 한 번 더 믿고 기회를 줘서 너무 즐겁고 설??嗤 동시에 부담감도 컸다. '미쓰백' 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기도 했다"며 "류승룡, 하지원기를 선배는 대선배이지 않나? 현장에서 합을 맞춘다는 것만으로도 배울점이 정말 많았다. 현장의 분위기를 두 선배들이 너무 좋게 만들어줘서 그런 모습을 보고 나도 본받고 싶었다"고 답했다.
'비광'은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 김해숙, 김선영, 김영민 등이 출연했고 '미쓰백' '클라이맥스'의 이지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월 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