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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피의 게임X' PD도 계산 못 했다…"개인전 가도 진영 안 깨져, 서바이벌은 신의 영역"(종합)

'피의 게임X' 전채영 PD. 사진제공=웨이브
'피의 게임X' 전채영 PD. 사진제공=웨이브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제작진의 설계는 치밀했지만, 그 안에서 움직인 사람들은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X'가 역대 시즌 플레이어와 새로운 얼굴들을 한데 모은 대장정을 마쳤다. 팀으로 시작해 개인으로 끝나는 구조 속에서 예상보다 강한 유대가 생겼고, 한 번 탈락했던 강지후가 돌아와 최종 우승까지 차지했다. 제작진이 준비한 룰보다 플레이어들의 감정과 관계가 더 큰 변수가 된 시즌이었다.

전채영 PD는 최근 본지와 만나, 예상보다 강했던 팀의 결속력부터 4시간에 달했던 파격적인 러닝타임, 강지후의 우승과 윤비의 재발견, 뜨거운 반응을 낳은 '약탈의 날'까지 이번 시즌의 뒷이야기를 풀어놨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은 전 PD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전 PD는 이전 시즌들을 함께 연출했던 현정완 PD의 뒤를 이어 메인 연출자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전 PD는 "현정완 선배에게 많이 물어보고 조언을 받아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본인의 경험과 선택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면서도 '이건 네 프로그램이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라고 많이 지지해주셨다"고 말했다.

이관희(왼쪽), 최혜선. 사진제공=웨이브
이관희(왼쪽), 최혜선. 사진제공=웨이브

이번 시즌 제작진이 캐스팅 단계부터 가장 중요하게 본 것 역시 '관계성'이었다. 이상민과 김경훈, 카이스트 선후배인 허성범과 강지후, '솔로지옥3'에서 인연을 맺은 이관희와 최혜선 등 이미 연결고리를 가진 플레이어들을 한데 모았다.

전 PD는 "한 분 한 분 섭외할 때 관계를 가장 염두에 뒀다"며 "게임을 하면서도 그런 관계성을 많이 살리려고 했다. 관희 씨와 혜선 씨도 편집할 때 조금 더 귀 기울이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제작진이 미리 그려본 관계도를 훌쩍 뛰어넘는 감정들이 생겨났다. 특히 전 PD가 이번 시즌 새롭게 발견한 것은 '팀전'의 힘이었다.

전 PD는 "4~5회차쯤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벌써 나오더라.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팀전의 매력이 컸다"며 "게임 하나를 하는데도 감정이 이랬다저랬다 바뀌었다. 이야기 흐름을 제작진이 20~30%는 따라가지 못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최종 우승자는 결국 한 명인 만큼, 제작진은 팀전에서 개인전으로 전환되면 기존 결속력이 자연스럽게 느슨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개인의 생존을 우선할 것이라고 본 것. 그러나 실제 플레이어들의 유대감은 그 이상이었다.

전 PD는 "팀의 유대감을 제가 생각한 게 100이었다면 실제로는 500, 600이었다"며 "결국 우승은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본인의 생존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봤는데, 결속감과 유대감이 그것보다 크더라. 예상 밖이었다"고 밝혔다.

'피의 게임X' 전채영 PD. 사진제공=웨이브
'피의 게임X' 전채영 PD. 사진제공=웨이브

복잡하게 얽힌 관계와 감정을 모두 따라가려다 보니 러닝타임도 길어졌다. 특히 3회는 약 4시간에 달하는 분량으로 공개됐다. 가편집본은 무려 6시간이었다.

전 PD는 "처음 시사하고 나서는 '사고다'라는 생각까지 했다"며 "메인만 살리고 서브를 빼려고 해도 모든 게 연결돼 있어서 오히려 이해가 안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웨이브 역시 과감한 선택에 힘을 실었다. 전 PD는 "관계자분들도 '다 재미있는 걸 굳이 빼지 말자'고 했다"며 "4시간을 내면 비난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시청자분들이 소화해주시더라.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오히려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억지로 줄이지 않았다. 전 PD는 "그다음부터는 보여주고 싶은 것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 시작했다. 굳이 짧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제공=웨이브
사진제공=웨이브

예상 밖의 시너지를 낸 팀으로는 하승진, 윤비, 현성주, 이진형의 P2를 꼽았다. 전 PD는 "시즌2 때 네 분이 모두 같은 팀이었던 것도 아닌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주셨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이번 시즌의 최대 수혜자로는 준우승자 윤비를 꼽았다. 전 PD는 "서바이벌 일곱 번째라고 하지만 그동안 많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며 "정말 똑똑한 사람이고 충분히 준우승할 만한 사람이다. 말도 재미있게 하고 캐릭터도 있고 방송 욕심도 있어서 이번 시즌에 잘 드러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종 우승자 강지후의 가능성은 세미파이널에서 감지했다. 전 PD는 "세미파이널 결과에 따라 파이널 대진이 짜여 있었고 제작진은 체스 게임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않았나"라며 "강지후 씨가 세미파이널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우승할 가능성이 높겠다고 생각했다. 워낙 체스를 잘하니까"라고 말했다.

다만 한 차례 탈락했던 강지후가 리바이벌 매치를 거쳐 돌아와, 우승까지 차지하는 과정은 제작진의 계산 밖이었다. 전 PD는 "서바이벌에는 신이 있는 것 같다"며 "누가 탈락하고 누가 다시 올라가는지는 신의 영역인 것 같더라"고 했다.

'피의 게임X' 화면 캡처
'피의 게임X' 화면 캡처

뜨거운 반응을 낳았던 '약탈의 날'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60분 동안 무력이 허용되면서 플레이어들의 몸싸움과 갈등이 극대화됐고, 신승용 행동을 두고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전 PD는 "모두가 각자 처한 상황과 당시 가진 감정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어떤 말을 보태는 것은 시청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사전에 스태프들과 시뮬레이션을 하고 위험한 장소에는 스태프를 배치했다. 촬영 전 어떤 행동은 되고 어떤 행동은 안 되는지도 브리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약탈의 날' 후반부는 신승용의 행동을 중심으로 전개된 만큼 편집에서도 고민이 컸다. 전 PD는 "후반부의 전체적인 흐름이 승용 씨의 행동으로 많이 이뤄져 있어서, (덜어내는) 편집을 하기 어려웠다"면서도 "특정 인물을 빌런으로 만들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 제작진이 누가 주연이고 조연인지 정해서 보여주는 것은 지양했다"고 강조했다.

'피의 게임X' 전채영 PD. 사진제공=웨이브
'피의 게임X' 전채영 PD. 사진제공=웨이브

최근 각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흐름도 경쟁보다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바라봤다. 전 PD는 "감히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데블스 플랜'을 보는 분들이 '피의 게임'도 볼 수 있다. 다른 예능보다 아직 대중성이 크지 않은 장르이기 때문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건 저희에게도 긍정적인 것 같다"고 했다.

후속 시즌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전 PD는 "계속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것은 숙제다. "서출구 씨를 보면서 이제 경지에 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전 PD는 "출연자들의 수준이 계속 올라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도 있고, 새로운 뉴비를 발견하는 것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처음 출전한 분들의 다음 모습이 궁금하다.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서바이벌에 나왔던 분이 '피의 게임'에 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피의 게임X' 전채영 PD. 사진제공=웨이브
'피의 게임X' 전채영 PD. 사진제공=웨이브

전 PD가 생각하는 '피의 게임'의 힘은 '날 것'이다. 전 PD는 "'피의 게임' 전에는 이렇게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연예인이 이런 것까지 한다는 데서 오는 충격도 있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바이벌만의 매력이 확실히 있다. 저희는 세계관을 만들었을 뿐이고, 캐릭터들이 이 안에서 만들어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그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웨이브
사진제공=웨이브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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