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준석 기자] 배우 황정민이 자신과 사적인 관계였다고 주장해 온 40대 여성 A씨와의 스토킹 사건 1심에서 피해 사실을 인정받았다.
A씨의 폭로로 양측의 공방이 대중에게 알려진 지 41일 만이자, 황정민이 고소장을 제출한 지 약 13개월 만에 나온 법원의 판단이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형사4단독은 8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스토킹방지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날 A씨는 선고공판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변호인만 법정에 나왔다.
재판부는 A씨가 보낸 메시지의 횟수와 빈도를 살펴보면 황정민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였다고 판단했다. 황정민이 계속해서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A씨 역시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또 A씨에게 연락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메시지의 내용과 빈도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황정민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만큼 일방적인 스토킹이 아니었다는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황정민 측이 스토킹 행위로 특정한 시점은 2024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민은 반복되는 연락과 접근으로 피해를 봤다며 2025년 8월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법원은 A씨에게 세 차례 접근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내렸다.
2026년 2월에는 A씨의 스토킹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이에 불복해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고소와 재판은 한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진행됐다. 양측의 갈등이 대중에게 처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7월 29일이었다.
당시 A씨가 SNS에 황정민과 내연 또는 사적인 관계였다는 취지의 글과 통화 자료 등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이에 황정민 소속사 샘컴퍼니는 같은 날 공식 입장을 내고 A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소속사는 해당 게시물 작성자가 황정민을 지속적으로 괴롭혀 온 스토킹 피의자라며, 이미 형사 고소와 세 차례의 접근금지 잠정조치,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까지 내려진 상태라고 밝혔다. 악의적으로 편집된 게시물에 대해서도 추가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A씨는 다음 날인 7월 30일 황정민 측의 공식 입장을 다시 반박했다. 확정된 유죄 판결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과 황정민의 관계가 일방적인 스토킹이 아닌 사적인 교류였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지난 8월 5일 더욱 커졌다. 2024년 5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두 사람 사이에 총 77차례 통화가 오갔고, 이 가운데 62차례는 황정민이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토킹 피해를 주장한 황정민이 왜 A씨에게 반복해서 먼저 전화를 걸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A씨 역시 해당 통화 기록을 두 사람이 지속적으로 교류했다는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하루 뒤인 8월 6일 공개된 녹취 분석 결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황정민이 먼저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이지만, 대다수 통화의 목적은 친밀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연락과 메시지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된 녹취에는 황정민이 늦은 시간 메시지를 보내지 말고 연락을 멈춰 달라는 취지로 반복해서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A씨가 '사적 교류의 증거'로 제시한 62차례 발신 기록이 오히려 황정민이 연락을 끊기 위해 대응했던 과정이었다는 반박이다.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는 A씨가 황정민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와 유언장 파일, 고양이 사체 사진과 혈흔이 묻은 휴지 사진 등을 보낸 사실도 공개됐다. 황정민의 미성년 자녀에게 연락한 경위 역시 공판에서 다뤄졌다.
A씨는 해당 메시지와 파일을 보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황정민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려는 목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이었다는 입장이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도 지난 2년 동안 일방적으로 황정민을 쫓아다닌 스토커는 아니라며 두 사람 사이에 오간 통화와 대화 내용을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범행 기간이 길고 일방적인 연락 횟수가 과도한 데다 재판 과정에서도 황정민과 가족을 겨냥한 협박성 글이 SNS에 게시됐다며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황정민 역시 엄벌을 탄원했다.
결국 재판부는 A씨가 황정민의 연락 거부 의사를 알고도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할 수준의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A씨의 사생활 폭로와 황정민 측의 반박으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난 7월 29일로부터 41일 만에 나온 결론이다. '황정민이 62차례 먼저 전화했다'는 보도로 의혹이 커진 지난 8월 5일을 기준으로 하면 약 한 달 만이다.
다만 양측의 법적 분쟁은 민사소송에서 계속된다. A씨는 지난 2월 황정민을 상대로 소주 사업 관련 디자인 시안과 시나리오 집필 등의 대가를 받지 못했다며 약 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지만 양측 모두 이의를 제기하면서 민사상 주장의 진위는 본안 소송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판결이 두 사람 사이의 모든 의혹과 민사상 분쟁에 대한 결론은 아니다.
그러나 A씨의 반복적인 연락이 스토킹에 해당한다는 황정민의 주장은 1심 법원에서 인정됐다. '사적 교류' 폭로와 '62차례 선발신'으로 의혹에 휘말렸던 황정민은 공방이 대중에게 알려진 지 41일 만에 억울함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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