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가 생전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故 이순재와 김수미의 마지막 옷을 직접 지어 배웅한 사연을 공개했다.
11일 유튜브 채널 '박술녀 한복'에는 '수의에 대해 한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서 박술녀는 故이순재와 김수미의 수의를 직접 제작한 사연을 털어놨다.
먼저 이순재를 떠올린 박술녀는 "참 좋으신 분이었다. 촬영을 위해 청담동에 오셨을 때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모두 맞춰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왜 오랫동안 사랑받는지 그때 알 수 있었다. 정말 대단하고 온화한 분이자 진정한 어른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박술녀는 이순재의 건강이 악화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의를 미리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생님이 떠나실 때는 내가 수의를 해드리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우연히 사모님과 안부 전화를 나누다가 선생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때부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수의라고는 생각 안 하고 만들었다. 비단 바지에 비단 저고리, 조끼까지 혹시 회복하시게 되면 평소에도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전했다.
故김수미와의 인연도 돌아봤다. 박술녀는 "선생님은 내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김수미는 아들 정명호와 며느리 서효림의 결혼 당시에도 박술녀의 한복을 선택했다. 박술녀가 결혼 선물로 한복을 지어주겠다고 하자 김수미는 이를 한사코 거절했다고 한다.
박술녀는 "소중한 아드님 결혼이니까 내가 그냥 해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개인 잔치에는 그냥 하는 게 아니라면서 (돈을) 계좌로 보내거나 꼭 직접 와서 카드로 결제하셨다"고 회상했다.
김수미의 수의는 방송 촬영 현장에서 그의 건강 상태를 살핀 후 준비했다고. 박술녀는 "퇴촌에서 방송 촬영할 때도 선생님 컨디션을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촬영 중간중간 쉬는 모습 보면서 우리 부원장한테 '우리가 선생님 수의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돌아가신 뒤에) 고인에게 인사드리고 아드님과 며느님한테 말씀드려서 수의 포장해서 전달했고 다음 날 입고 떠나셨다"고 전했다.
김수미의 마지막 옷에는 고인의 밝고 화려했던 생전 모습이 담겼다. 박술녀는 "생전에 밝은색을 많이 입으셔서 마지막 천당 가시는 길은 여리여리한 색도 잘 어울리시니까 분홍색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분홍색 치마와 저고리, 아이보리색 이불, 색동 속바지와 함께 손톱과 발톱을 담는 오낭, 검은 비단에 분홍색 수술을 단 조바위까지 준비해 마지막 길을 정성껏 배웅했다고.
박술녀는 "그렇게 옷을 입혀 하늘나라로 보내드렸다"고 말하며 두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