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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女감독이라 상줬다"...베니스영화제 특혜설에 매기 질렌할, 날선 일침 [SC할리우드]

사진제공=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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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배우 겸 감독 매기 질렌할이 영화 '마리가 뭐 어때서'의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을 둘러싼 '성별 특혜론'에 뼈있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한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덴마크계 이집트 감독 마이 엘투키의 '마리가 뭐 어때서'(Woman Unknown)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주인공 마리를 연기한 마틸드 아르셀은 여우주연상인 볼피컵까지 품에 안으며 작품은 2관왕에 올랐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총 21편이다. 이 가운데 여성이 단독 연출한 작품은 '마리가 뭐 어때서'가 유일했다. 유발 아브라함과 레이철 조어가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 '나자'까지 포함해도 여성 감독이 참여한 경쟁작은 두 편에 불과했다.

더욱이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질렌할은 영화제 개막 당시부터 여성 감독의 부족을 공개적으로 지적해왔다. 그는 여성 감독들이 남성 감독들보다 영화 제작비를 투자받기 어렵다며 영화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국내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유일한 여성 감독의 작품에 황금사자상이 돌아가면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 것 아니냐는 확대 해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유일한 여성 단독 연출작이 최고상을 받자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황금사자상 선정에 성별이나 정치적 메시지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 나왔다.

질렌할은 이를 예상했다는 듯 "사실 나는 '마리가 뭐 어때서'를 보지도 않았다. 그냥 '여성이 만든 영화니까 황금사자'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여성 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 작품에 최고상을 줬다는 시선을 반어적으로 꼬집은 것. 이어 질렌할은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해서 모두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여성과 남성이 연출한 작품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와 싫어하는 영화가 있고 자신 역시 다른 심사위원들과 마찬가지로 단 한 표를 행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수상작 결정까지 치열하고 복잡한 논의가 이어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질렌할은 "이제는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데 지쳤다"면서도 여성 영화인을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번만큼은 감독의 성별이 아닌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마리가 뭐 어때서'에 대해 "아름답게 만들어진 영화"라며 작품이 마치 한 줄기 레이저처럼 강렬하게 자신을 관통했다고 평가했다.

주연 배우 마틸드 아르셀에게 여우주연상까지 돌아간 배경도 공개했다. 베니스영화제에서는 황금사자상 수상작에 또 다른 주요상을 줄 경우 해당 부문에 대한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질렌할은 아르셀의 연기를 두고 심사위원 전원이 뜻을 모았다고 설명하며 "그의 연기가 모두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마리가 뭐 어때서'는 나치 독일의 점령에서 해방된 1945년 덴마크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한다. 부유한 사업가와 결혼을 앞둔 가정부이자 가정교사 마리에게는 독일 점령기와 얽힌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다.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고향 친구가 나타나면서 마리는 새롭게 얻은 삶과 지위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과거를 감춘다. 엘투키 감독은 수상 무대에서 "보이지 않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황금사자상을 자신의 십대 딸에게 바쳤다.

한편 '마리가 뭐 어때서'는 오는 10월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황금사자상에 이은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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