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쓰러지지 않는다. 강원FC의 오늘이다. 강원은 16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23라운드에서 3대2로 역전승했다. 4경기 만에 승리한 강원(승점 35)은 2위 울산(승점 37)을 바짝 추격했다.
대한민국을 강타한 무더위만큼이나 강렬했던 강원의 기세는 7월 중순,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꺾이기 시작했다. 제주 SK전(1대1무) 이후 첫 연패에 빠졌다. 시즌 초 9경기 연속 무승(6무3패) 위기 때도 없었던 연패였다.
설상가상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마저 실패했다. 11일 일본 강호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치고도, 교체 규정을 제대로 모른 심판진의 무능 속에 0대1로 패배했다. 억울함에 강원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항의서를 제출했지만, AFC는 강원의 이의 제기마저 기각했다. 강원은 2부 격인 ACL2로 향한다.
리그에서 더 쓰러지면 파이널라운드 A그룹 진출마저 걱정해야 할 상황. 승리가 없던 기간, 강원의 고민은 2선 밸런스와 중원이었다. 오른쪽 윙어 모재현의 부상 이탈 후 여러 선수를 기용해 봤지만, 해답이 아니었다. 중앙에선 주장 이유현의 파트너인 서민우의 존재감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다. 연이은 강행군 속 체력적 한계에 도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울산전에서 정경호 강원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 준 선수들이 등장했다. 먼저 신입생 제시였다. 정 감독은 왼쪽 날개이자 에이스 김대원을 중앙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제시를 넣었다. 지난 감바전에서도 저돌적인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은 제시는 울산전에서 데뷔골을 신고했다. 0-1로 밀리던 전반 34분, 기가 막힌 침투 후 깔끔한 마무리에 성공했다. 김대원과의 공존에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또 다른 고민 해결사는 김동현이었다. 지난해 8월 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졌던 김동현은 4월 말 복귀했지만,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나 프로다운 태도는 한결같았다. 정 감독은 후반 35분 김동현을 교체투입했다. 2-2로 팽팽하던 우중 혈투 속 베테랑에게 기회를 줬다. 김동현이 터졌다. 그는 출격한 지 2분 만에 '국대 수문장' 조현우도 막지 못하는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신고했다. 김동현이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득점이었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