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 국가대표팀 수비수 김기희(37·시애틀 사운더스)의 근황이 '강제 공개'됐다.
김기희는 17일(한국시각) 미국 시애틀의 루멘필드에서 열린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2026년 미국프로축구(MLS) 20라운드 홈경기에서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0-0 팽팽하던 후반 28분 칼라니 코사-리엔지와 교체투입된 김기희는 그라운드를 밟은지 4분만인 후반 32분 첫 골을 실점했다. 역습 상황에서 밴쿠버 공격수 에마누엘 사비의 침투 패스를 받은 라얀 엘루미가 박스 안 좌측 대각선 지점에서 골문 우측 구석에 꽂히는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갈랐다. 김기희는 사비의 패스를 막고자 발을 뻗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후반 37분, 밴쿠버가 추가골을 가르며 달아났다. 시애틀 수비수 누후 톨로와 골키퍼 앤드류 토마스가 시애틀 페널티 박스 안으로 굴러오는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상대 선수의 적극적인 압박에 당황한 톨로는 그대로 발로 백패스를 시도했고, 마찬가지로 당황한 토마스가 손으로 공을 잡으며 핸드볼 반칙에 의해 상대에게 간접 프리킥을 내줬다. 밴쿠버는 이어진 프리킥 찬스에서 '예술 작품'을 하나 완성했다. 올리버 라라즈가 옆으로 짧게 내준 공을 '바이에른 뮌헨 전설' 토마스 뮐러가 골문 우측 하단을 찌르는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축구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
수비벽 맨 왼쪽에 서있던 김기희는 예상치 못한 실점에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MLS 사무국 공식 SNS에 공개된 사진에는 활짝 웃은 뮐러 뒤에서 허탈한 표정을 지어보인 김기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기는 그대로 밴쿠버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밴쿠버는 11승4무3패 승점 37점을 기록, 서부 컨퍼런스 선두 자리를 재탈환했다. 손흥민 소속팀인 3위 LA FC(승점 34)보다 두 경기를 덜 치르고도 승점 3점 앞서있다. 7연패째를 당한 시애틀(승점 24)은 15개팀 중 11위까지 추락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분의 기적'을 쓰며 이름을 알린 김기희는 대구, 전북, 상하이 선화를 거쳐 2018년 처음으로 시애틀과 인연을 맺었다. 2020년 K리그로 돌아와 4년간 울산에서 리그 3연패 주역으로 활약한 후 지난해 1월 시애틀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19년 MLS컵을 들어올린 그는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지난해 리그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개막 후 종아리 부상으로 장기 결장한 김기희는 밴쿠버전 포함 MLS 3경기에 출전 중이다. 대표팀 동료였던 손흥민과의 코리안더비는 11월8일로 예정돼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