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잔류'.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메시 후배'인 두 아르헨티나 스타의 희비가 갈렸다.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길 바라며 태업을 불사했지만, 한 명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었다.
맨시티는 이적시장 데드라인인 2일(한국시각) 첼시 소속 미드필더 엔조 페르난데스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31년까지 5년으로, 첼시에서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은 엔조 마레스카 맨시티 감독과 재회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맨시티와 첼시는 역대 영국 이적료 최고액인 1억2500만파운드(약 2320억원)를 주고받았다. 이는 지난해 여름 리버풀이 공격수 알렉산더 이삭 영입을 위해 뉴캐슬에 지불한 금액과 동일하다. 2023년 여름 벤피카에서 당시 영국 최고 이적료인 1억700만파운드(약 1980억원)에 첼시 유니폼을 입은 페르난데스는 3년만에 또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이적으로 맨시티는 노팅엄포레스트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 엔더슨을 1억1600만파운드(약 2150억원)에 영입한 데 이어 두 달만에 구단 최고 이적료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맨시티는 페르난데스의 영입으로 이번 여름 총 4억5800만파운드(약 8510억원)를 지출해 단일 이적시장 최다 지출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여름 리버풀의 4억1500만파운드(약 7710억원)를 가볍게 제쳤다. 미드필더 엘리엇 엔더슨, 윙어 일만 은디아예, 알랑, 미드필더 아유브 부아디 등을 품었다. 로드리(바르셀로나), 사비우(토트넘), 니코 곤살레스(뉴캐슬), 티자니 레인더르스(알 카디시야), 제임스 트라포드(리즈) 등의 판매로 이적료 3억파운드(약 5570억원) 이상을 벌어 재정 균형을 맞췄다.
페르난데스의 이적은 긴박하게 진행됐다. 이적시장 마감을 약 24시간 남겨두고 양 구단이 이적에 전격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페르난데스는 맨시티 구단을 통해 "맨시티에 입단하게 되어 더할나위 없이 기쁘다. 맨시티가 계속해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도록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 맨시티는 성공을 위해 만들어진 클럽"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맨시티 스쿼드를 살펴보면, 모든 포지션에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새로운 팀 동료들에게 배우고,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나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며, 맨시티에 온 이상 그 약속을 지킬 것을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3월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원한다는 뉘앙스의 인터뷰를 해 첼시 구단 자체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시즌 개막 후 첼시 홈팬으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야유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첼시팬을 향해 올린 작별 편지에 "지금까진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 글을 쓰는 것조차 쉽지 않다. 솔직히 말해, 지금 내 상태가 좋지 않다"며 "첼시에 온 순간부터 난 우승에 대한 열망과 이 클럽의 역사에 걸맞은 모든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우리는 함께 울었고, 수없이 화도 냈지만, 함께 우승을 축하하기도 했다. 좋은 시절과 힘든 시절을 함께했다"라고 적었다.
한편, 페르난데스의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인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바르셀로나 이적을 요청했으나, 끝내 이적은 성사되지 않았다.
아틀레티코는 핵심 선수를 같은 스페인 클럽으론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다. 아스널 역시 알바레스 영입에 관심을 보였으나, 알바레스는 아스널로 갈 바엔 아틀레티코에 남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길고 긴 알바레스 사가는 잔류로 끝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은 대한민국 천재 플레이메이커 이강인은 적어도 한 시즌 동안은 최정상급 공격수와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알바레스는 2024년 맨시티에서 아틀레티코로 이적해 첫 시즌인 2024~2025시즌, 컵대회 포함 24골을 폭발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2025~2026시즌에도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0골을 포함해 18골을 넣었다. 올 시즌엔 교체로 한 경기를 뛰었다. 이번 주엔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거듭 훈련에 불참했다.
리그 개막 후 3경기에서 2승 1무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는 아틀레티코는 5일 아틀레틱 원정길에 오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