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엄지성(24·스완지시티)이 새 시즌 초반 유럽파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엄지성은 2일(한국시각) 영국 스완지의 스완지닷컴 스타디움에서 열린 왓퍼드와의 2026~2027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4라운드에서 1골-1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일주일도 채 안 된 지난달 29일 더비 카운티와의 3라운드에서도 1골-1도움을 올리며 3대0 대승을 이끈 그는 최근 2경기에서 2골-2도움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이어갔다.
2024년 7월 광주FC에서 스완지시티로 이적, 2025~2026시즌 챔피언십 44경기에서 2골-5도움에 그친 엄지성은 단 4경기 만에 지난 시즌 득점과 동률을 이뤘다. 기존에 해결사보단 도우미 역할에 치중했지만 올 시즌엔 두 역할을 겸비한 무결점 윙어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에 어울리는 퍼포먼스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엄지성은 킥오프 8분 만에 선제골을 갈랐다. 공격수 아담 이다가 순간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벽을 허문 뒤 골문 앞으로 찔러준 크로스를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넣었다. 30미터 이상을 전력질주하는 성실한 움직임과 슈팅 위치, 슬라이딩 모션 등은 꼭 20년 전인 2006년 4월 '해버지' 박지성이 아스널전에서 기록한 골 장면과 닮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엄지성의 활약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전반 29분, 영리한 횡 드리블로 상대 선수들을 따돌리고 하프라인 부근까지 공을 몰고간 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이다를 향해 절묘한 침투 패스를 찔렀다. 이다가 이를 놓치지 않고 골망을 갈랐다. 엄지성은 후반에도 교체없이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성실한 압박과 수비 가담으로 무실점 승리를 뒷받침했다. 엄지성은 두 경기 연속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와일드카드' 엄지성의 활약에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이민성호도 활짝 웃고 있다. 이민성 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은 1일 이미 기대감을 토해냈다. 그는 "(해외파가) 경기를 뛰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공격)포인트까지 올려주면 더 좋다"며 "양현준과 엄지성은 양쪽 사이드에서 일대일 능력이 강한 선수다. 그 점을 이용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