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LA FC)에게 첫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안긴 엔제 포스태코글루 알 나스르 감독이 지난해 토트넘 홋스퍼에서 경질된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4~2025시즌 당시 캡틴인 손흥민과 힘을 합쳐 유럽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이끌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7위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 후 경질됐다.
노팅엄포레스트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몸담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 나스르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4일 공개된 '하위 게임즈'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마지막 시즌 당시 리그보다 유럽 대회 우승에 우선순위를 뒀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시즌(2024~2025) 내내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리그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선 변명하지 않겠다. 하지만 난 유로파리그 우승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 우승이 구단에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로피를 따내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목표였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상금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토트넘은 UEL 결승에서 맨유를 1대0으로 꺾고 41년만에 유럽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 결정으로 많은 구단 안팎의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꼈다. 그들은 그 전략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를 자르지 않는 한 난 그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우승했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감이 들었다. 아내에게 '이번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 거야'라고 말했다. 곧 해임될 거라고 확신했다"라고 돌아봤다.
"구단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거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아직 팀에 남아있지만, 그들이 나와 내가 하려는 일이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빌바오에서 열린 결승전날 밤, 그들이 모두 한 자리에 있었는데, 내 마음속 한구석에는 '이제 가서 한번 제대로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즐기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라고도 생각했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승 퍼레이드 후 경질 통보를 받았다.
시즌 후 그리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에이전트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내 에이전트인 프랭크가 다니엘 레비 회장이 휴가에서 돌아오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만나고 싶지 않았다. 레비 회장이 무슨 소식을 전할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걱정하지 말고 마무리하면 된다'라고 전달했다. 그렇게 끝이 났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놀랍진 않았지만, 실망스러웠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그들이 원하는 것, 모두가 원하는 것을 다 해냈다고 생각했다. 그걸 발판 삼아 팀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라고 했다.
당시 팬 사이에서 '포재앙'으로 불렸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떠나고 지난 1년간 토트넘의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2025~2026시즌 역대급 강등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3월 로베르트 데 제르비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해 17위로 시즌을 마친 토트넘은 올 시즌 개막 후 리그 3경기에서 승리없이 1무 2패(승점 2)에 그치며 강등권인 18위로 추락했다. 지난 5일 노팅엄전에서 졸전 끝에 0대0으로 비겼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