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중국 축구대표팀이 자국에서 대참사 수준의 참패를 당했다. 대한민국의 위기는 중국 앞에서 명함도 꺼내기 어렵다.
중국은 2일, 중국 충칭 룽싱축구경기장에서 열린 FIFA 랭킹 92위인 팔레스타인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0대5 대패했다. 지난달 27일 홈에서 랭킹 86위 뉴질랜드에 무기력한 0대3 패배를 당했던 중국은 9~10월 통합 A매치 첫 경기에서 몰디브(172위)를 3대0으로 꺾은 이후 두 경기에서 무득점 8실점 연패를 당했다. 랭킹 94위인 중국은 비슷한 레벨의 팀을 상대로도 완패를 거듭하며 랭킹 추락이 불가피해졌다. 91위에서 94위까지 떨어진 중국은 현재 부진이 지속될 경우 103위까지 떨어진 2014년 이후 12년만에 100위권으로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25년, 2030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는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샤오지아이 감독은 "큰 점수차로 패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더 이상의 변명은 없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 때, 특히 이번 경기 같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를 저와 팀 모두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다. 패배에 대해 더 할 말이 없다. 모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며, 다음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패가 심리적인 문제 때문이었냐는 질문에는 "연이은 패배의 과정과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이 사실다. 하지만 축구란 그런 것이고, 우리는 빨리 이를 털고 일어서야 한다. 전반전에 득점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경기의 속성이다.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니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답했다.
샤오지아이 감독은 연패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점에 대해선 "패배는 팀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패배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는 없다. 하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는 배웠다. 경기 전 몸을 풀 때부터 팀의 마음가짐이 올바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선수들 중 일부가 여전히 리그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생각하느라 팀 전체가 하나로 뭉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패배에 대한 정당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철저히 복기할 것다. 몇 마디 말로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중국은 경기 시작 16분만에 선제실점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전을 향한 상대 크로스 공격에 수비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아사드 알 함라위에게 발리 슈팅으로 선제실점했다. 6분 뒤엔 침투패스 한 번에 수비가 뚫리며 알 함라위에게 추가골을 헌납했다. 전반 추가시간 5분, 상대 역습 상황에서 오다이 다바그에게 허무하게 3번째 골을 내주며 전반을 0-3으로 마쳤다.
하프타임에만 5명을 교체투입하며 대대적 변화를 꾀했지만, 후반전 양상도 달라지지 않았다. 9분, 중국 수비수가 헤더로 잘못 걷어낸 공이 팔레스타인 다바그에게 전달됐다. 다바그가 니어포스트를 찌르는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중국은 후반 추가시간 3분 아흐마드 알 카크에게 5번째 골을 내주며 5골차로 패했다.
중국 내에선 핵심 공격수 왕위둥, 장위닝 등이 아시안게임 차출로 이번 A매치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약체를 상대로 홈에서 대패한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2009년생 신예 자오쑹위안을 내보낸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팬들은 "고참 선수들이 너무 빨리 자리를 떴다"라고 비판했다. 17살인 자오쑹위안은 취재진 앞에서 압박 강도가 약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