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번에도 민성과 지성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아시안게임대표팀은 3일 오후 7시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후반 15분 터진 엄지성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 2026년 아이치-나고야 대회까지 4연속 남자 축구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이번 대회 포함, 최근 3번의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서 일본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는 특히 일본의 심장부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민성 감독과 '와일드카드' 엄지성이 합작한 금메달이었다.
이 감독과 일본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그는 1997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1998년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한-일전에서 후반 41분 강력한 왼발 중거리 결승골로 2대1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중계 멘트는 여전히 회자된다. 이 감독은 아쉬운 지도력으로 경질 위기를 맞았다. "이번 대회까지만 팀을 이끌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절치부심한 이 감독은 이번 대회 흔들림없이 대표팀을 금메달로 이끌었다. 부상자가 발생하는 변수도 있었지만, 고비 마다 용병술이 돋보였다. 일본에 또 한번 비수를 꽂았다.
엄지성은 '해버지' 박지성과 이름이 같다. 박지성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사이타마에서 가진 한-일전에서 환상 골을 터뜨린 후 '산책 세리머니'로 일본 열도를 침묵시켰다. 화려한 출정식을 준비했던 일본은 박지성 앞에 무너졌다. 엄지성은 박지성과 같은 등번호 7번을 달고, 박지성 처럼 일본을 무너뜨렸다. 엄지성은 후반 16분 환상적인 접기로 수비를 따돌린 후 완벽한 왼발 마무리에 성공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일본 팬들을 얼어 붙게 했다. 엄지성은 이번 대회 4골-4도움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의 자격까지 증명해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