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욕만 먹은 이민성 감독의 진심 "못난 나때문에 고생한 선수들에 미안, 많이 A대표팀에 올라갔으면"[도요타 현장]
[도요타=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내가 못했기에 힘들었다, 나름의 목적을 달성했다. 일등공신은 양현준."
이민성 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은 웃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뤄냈다. 대한민국 축구 아시안게임대표팀은 3일 오후 7시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후반 15분 터진 엄지성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 2026년 아이치-나고야 대회까지 4연속 남자 축구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이번 대회 포함, 최근 3번의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서 일본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는 특히 일본의 심장부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한 이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현역시절 "후지산을 무너뜨렸습니다"로 대표되는 '도쿄대첩' 신화를 썼던 이 감독은 일본땅에서 또 한번의 드라마를 썼다. '결승골의 주인공' 엄지성은 이번 대회 4골-4도움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배준호(스토크시티) 김지수(브렌트포드) 이영준(그라스호퍼) 등도 제 몫을 해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금메달 땄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싶다. 감독인 나때문에 선수들이 관심 못받았다. 어려운 여건에서 금메달 딴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어려운 경기가 될거라 예상했다. 운동장 상태가 지금껏과 달랐다. 결승전에 대한 압박감, 병역 문제 등을 잘 버틴게 승리의 원인"이라고 했다.
일등공신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전 선수다. 오늘 경기에서 양현준이 와일드카드로 왔지만 1경기 밖에 못뛰었다. 뒤에서 헌신하면서 했다. 경기 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다. 양현준을 꼽고 싶다"고 했다.
이 감독은 1년 넘는 시간 동안 비판의 목소리와 싸웠다. 이 감독은 "힘들었던거는 내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대회에 임할때는 매경기 결승이었다.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매경기 최선을 다했고, 안좋은 경기력에서 비판도 받았지만 결과가 가장 중요한 대회였다. 내 나름대로 목적을 달성했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리 금메달로 한국축구가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이번 금메달로 한국이 자리서 한국축구를 논할 수는 없다. 지도자들이 노력해야 한다. 선수들 또한 경기장 안에서 팬들에게 보여주는 투혼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발전해야 한다. 지금은 뭐가 어떻다고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다. 협회에서 브리핑을 할꺼고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팀이 금메달을 땄다고 한국축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선수들이 많이 A대표팀에 올라가서 한국축구를 일으키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